사랑하는 대상에 대해 쓰는 일은
뚱자 이야기를 마치며
안녕하세요. 뚱자 이야기에 등장하는 호들갑 떠는 언니입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글에는 두 종류의 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쓰고 싶어서 쓰는 글과, 써야 한다고 느끼는 글이죠. 뚱자 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한 초반에는 제가 정말 쓰고 싶은 글을 썼습니다. 매주 연재일이 다가오면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쓰고 싶은 글보다는 써야 한다고 느낀 글을 쓰고 있더라고요. 세상의 모든 강아지들이 뚱자처럼 안온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요.
하지만 뚱자가 안온하다는 것도 저의 기준에서의 이야기입니다. 뚱자는 인간과 함께 사는 것이 어땠을까요? 뚱자가 좋아할 것이라고 추측했던 어떤 행위가 뚱자에게는 싫은 것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같은 것을 좋아할 리가 없는 것처럼요. 뚱자 이야기를 쓰면서 '내가 정말 뚱자의 마음을 잘 대변하고 있는 것일까'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쓰다가 글이 막히면 뚱자의 눈을 들여다보았어요. 뚱자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싶지 않았거든요.
뚱자의 마음을 알고자 노력하면서 뚱자에게 물리는 횟수는 줄었습니다. 사람이 생각하는 강아지를 위한 것과 강아지가 원하는 것 중에 후자에 더 가깝게 가려고 노력했습니다. 순간순간 제가 뚱자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는지 걱정했지만 그래도 쓰길 잘한 것 같습니다. 제가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뚱자에게 이렇게 다양한 표정이 있는지 알 수 없었을 테니까요.
사랑하는 대상에 관하여 글을 쓰는 행위는 그 대상을 더 밀도 있게 사랑하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더불어 글을 쓰는 사람의 세상을 넓게 합니다.
'어디 갔어, 버나뎃(Where'd You Go, Bernadette. 2020)' 영화 속 대사를 떠올립니다.
"시간이 가면서 삶은 더 지루해진다.
하지만 인생을 재밌게 만들 사람은 자신뿐이다."
저희에게 다채로운 기쁨을 가져다준 뚱자에게 감사하며 글의 연재를 마칩니다.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도 감사합니다. 저는 혼자 놀고 있는 뚱자와 시간을 보내러 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