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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할 수 있는 것은 현실이 된다.

그것을 멈추지만 않는다면

by 윤영

수납장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하던 천에 전구를 붙이고 창문 트리를 만들었다. 트리가 걸려 있는 모습을 보며 "이번 주 일요일쯤이면 이 트리가 벽에 걸려 있을 거라고 상상했거든? 그리고 지금, 그 모습을 보고 있네."라고 했더니 그 말을 들은 남편은 이렇게 답했다."상상할 수 있으면 현실이 되지. 과거에 우리가 생각만 했던 것들이 현실이 되었으니까."


내가 상상했던 것들은 모두 이뤄졌을까? 그런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것은 그것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강렬한지에 달려 있다. 강렬한 열망은 행동이 되고 행동은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상상하는 모든 것이 현실이 되지는 않는다고 해도 상상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이유다.


상상이 현실이 된다는 문장에 기시감이 드는 이유는 영화 제목으로도 익히 들어왔기 때문이었을 터다. 하지만 바쁘게 살다 보면 우리가 누리는 많은 편리함도 누군가의 상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종종 잊어버린다. 할 수 있는 것의 범위를 좁히고 해야 하는 것들에 치여 하루하루 살기에 바쁘다. 그러니 잠시만 조용한 곳에 앉아 따뜻한 음료를 마시며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조금 빨리 가려고 하다가 더 먼 길을 돌아가는 때도 있듯이, 잠시 쉬었다 가면 더 빠른 길을 찾아낼지도 모른다.


상상하는 것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이후 내 마음은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루고 싶은 것들의 목록이 떠올랐다.


1. 카카오 스토리를 내려보다가 내 글의 제목을 발견하는 것

2. 운영하는 브랜드 텍이 달린 옷을 뚱자에게 입히는 것

3. 사랑하는 사람들이 빚과 일에 허덕이지 않게 하는 것

4. 사람과 동물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러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콩닥거리다 못해 또 급해진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한다. 언제든, 무엇에든 들뜨지 말아야 함을. 꼭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존재하는 이 순간을 즐겨야 한다는 것을.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10년 동안 고양이만 연구해 보세요. 10년 뒤에 당신은 고양이 전문가가 되어 있을 거예요. 만일 그렇지 않다면 어때요? 그동안 재밌었잖아요."라는 송길영 작가의 말을 떠올린다.


즐기자. 12월. 그리고 주어진 많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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