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최최최종은 급한 성격의 결과

인간은 간절할 때 가장 취약하다.

by 윤영

'성격이 어떻다'라고 정의하는 것은 상대적이다. 나는 평소에 성격이 급하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나보다 더 성격이 급한 사람을 만나면 여유 있는 사람이 된다. 성격이 급하다고 해서 그것이 모든 것에 적용되진 않는다. 대화를 할 때 적합한 단어를 골라 쓰는 것에 있어서는 시간을 들인다. 그렇게 하면 생각하며 말을 하게 되므로 말의 속도가 느려진다. 지인들은 내 성격이 급하다고 했을 때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을 짓는다.


나는 성격이 급하다. 브런치에 글을 쓰지 못할까 봐 꼭 하기로 마음먹었던 오전 스트레칭을 건너뛴 것만 해도 그렇다. 요 며칠 허리가 아파서 허리 건강에 관한 영상을 보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절박하지 않나 보다. 기본적인 것을 다지지 않으면 몸이 축나고 하루가 피곤하다. 다 넣었다고 생각한 박스에 다시는 못 열 정도로 테이프를 붙이고 잊었던 것이 생각나 다시 뜯기도 한다. 거기에 또 시간을 쓴다. 급한 성격은 나를 위해서도 조절이 되어야 한다.


조급한 성격에 관해서 생각나는 그리스 신화가 있다. 음악의 천재였던 오르페우스에게는 사랑하는 아내, 에우리디케가 있었다. 그녀가 뱀에 물려 죽자 오르페우스는 그녀를 찾기 위해 저승으로 간다. 그의 연주가 너무 슬프고 아름다웠기에 저승의 왕이었던 하데스는 에우리디케를 이승으로 돌려보내기로 한다. 단 하나의 조건이 있었는데 그것은 '지상에 도착할 때까지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것이었다. 에우리디케는 오르페우스의 뒤를 따랐는데 오르페우스는 출구가 거의 보이는 순간에 결국 뒤를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안개처럼 사라진다.


오르페우스는 규칙을 몰라서 어긴 것이 아니었다. 알면서도 참지 못한 것이다. 출구는 거의 보이기 시작했고, 성공이 바로 앞이었고 딱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되었는데 말이다. 중요한 포인트는 오르페우스가 원래 무모하거나 성급한 사람은 아니었다는 것. 그에게는 저승까지 내려갈 인내심이 있었고, 하네스를 긴 시간 설득하고 기다릴 줄 알았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안타깝다.


인간은 가장 간절한 순간에 가장 취약해진다. 상황에 따라서 조급한 성격은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살면서 답을 빨리 확인하고 싶은 순간들을 자주 겪는다. 주식이 막 오르고 있을 때 팔았더니 더 오르는 순간을 경험하기도 하고, 조금만 기다리면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었을 텐데 찰나를 못 참고 뒤돌아보기도 한다. 내 신념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 다시 말하면 확증 편향이 작용하는 것이다. 그때가 잠깐 멈춤이 필요한 때다. 수십 개의 '최최최최종'보다 하나의 '최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말이다.


입춘대길











이전 11화확증 편향에서 벗어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