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선택들은 좋은 삶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좋은 선택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에게 맞는 선택이다. 자영업자로 사는 삶을 선택한 후로 크고 작은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났지만 삶을 주도하며 살고 있다는 기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었다. 서머셋 몸은 달과 6펜스에서 '사람은 원하는 대로가 아니라 생긴 대로 살게 되어 있다'라고 했는데나는 어떻게 살게끔 생겨 먹은 것일까?
성격 유형을 알아보는 검사 MBTI 중에 J와 P로 분류되는 항목이 있다. J는 Judging(판단형)의 준말로 분명한 목적과 사전 계획이 있는 유형이고, P는 Perceiving(인식형)의 준말로 목적과 방향은 변한다는 오픈 마인드와 융통성을 가진 유형이다. 나는 본래 P형 중에서도 극단적인 P형에 가까웠다. 사업을 시작할 때도 강한 이끌림에 별다른 계획 없이 시작했고 기한이 임박하면 그제야 발동이 걸리는, 말하자면 데드라인이 꼭 있어야 하는 무계획형이었다. 때론 즉흥적인 면이 좋은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강렬하게 원하는 것에 있어서 오래 고민하지 않고 시작하기 때문에 일단 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시작을 잘 이끌어 가는 것이다.
'성공적인 자영업자 운영 일지'를 쓴다고 했을 때, 누군가 말했다.
"너 성공했어?"
하지만 나는 '아직 성공을 못했는데 이런 걸 써도 되나?' 란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성공하려고"
'성공'이라는 말을 붙여 놓은 이상 이름값을 해야 할 텐데 그러려면 어떻게 운영해야 하나? 무계획형에게는 기록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좋은 매출을 올렸던 날과 그렇지 못했던 날의 원인을, 여름 세일은 어느 시기에 들어가는 것이 좋고가을 신상은 언제부터 업데이트하는 것이 좋은 지를. 쿠폰은 어떤 제목으로 발행했을 때 오픈율이 높고공장에 주문을 넣을 때는 어떤 식으로 해야 재고량이 많이 남지 않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기록하고 계획한다. 나는 '성공적인 자영업자 운영 일지'를 쓰고 있고, 그 이름에 책임이 있다.
기록이 언제나 맞아떨어지리라는 법은 없다. 기록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직감에 기대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내는 날도 있겠지. 하지만 그럼에도 기록은 중요하다. 기록은 전보다 나은 선택을 하도록 도와줄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자영업자에게 좋은 선택의 합은 곧 좋은 사업체와도 같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