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란 그런 건가 보다
발이 젖어들어도 얼마든지 내버려 둘 수 있는 것
by
아진
Mar 21. 2024
sns에서 고등학교 졸업 이후 소식을 모르고 살던 친구의 계정을 우연히 보았다
별다른 설명 없이 본인이 취미로 찍은 사진만 있는 계정이었다
사진엔
함께 다녔던 고등학교 교실의 사진도 있었다
맞아 그 친구랑 같은 반이었던 적도 있었지
벌써 몇 년 전이더라
...
친구가 찍은 사진엔 열린 창으로 옅게 흔들리는 커튼도 보였다
그 교실의 공기가 느껴
지
는 것 같았다
새 잎이 돋아나기 시작한 잔디밭에 섞인 이슬 냄새와
오래된 커튼에서 나는 조금은 눅눅한 냄새
사진을 본 지 꽤 지났는데도
여전히 기분이 묘하다
지금
늦겨울과 봄이 시작되는 그 사이
에
선
아직
찬 공기가
느껴진다
그
공기를 느끼며
매일 같은
등
굣길에서도 내일의 나를 기대했던,
젖은 잔디냄새를 맡으며 등교하던 19살의 나를 떠올린다
사진이란 그런 건가 보다
멈춰 세
우
는 것
떠오르게 하는 것
감정의 파도에 발이 젖어들어도 얼마든지 내버려 둘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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