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나는 지금까지 구슬을 만지작거리면서 그것을 어떻게 꿰어야할지 알지 못했다. 이제야 그 최고의 방법이 바로 책 쓰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책은 자기가 아는 것만 쓸 수가 있다. 아는 것이 바로 구슬이다. 내가 아는 것들을 잘 엮어서 아름다운 목걸이로 만드는 작업이 바로 책 쓰기다. 아는 것이 가치 있다에서 아는 것들을 잘 이어야 가치 있다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면 내 삶의 아무리 사소한 부분들도 더 이상 사소할 수가 없다. 숨 쉬는 것조차 연결 방식에 따라서 훌륭한 콘텐츠로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인식을 가지게 되면 타인의 콘텐츠에서 내용을 가져다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게 된다. 그들의 내용은 구슬일 뿐이기 때문이다. 책 쓰기의 핵심은 구슬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목걸이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개념을 모르는 사람들은 인용이 많이 들어있는 책들을 보며 비판을 한다. 다른 책들의 짜깁기일 뿐 자신의 책이 아니라는 이유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가장 자부심 있게 내세우는 집필가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다. 그는 유배지에서 500권의 책을 썼다. 이렇게 집필을 한 방법이 초서 독서법이다. 초서란 다른 책에서 베껴 쓰는 걸 말한다. 그렇다면 다산 선생은 짜깁기의 왕이 아닌가.
인식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책 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책 쓰기에 대한 인식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짜깁기라고 비판하는 책들을 그렇게 비판하는 사람들이 읽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그렇게 비판하는 사람들은 정작 그런 책도 한 권 써본 적이 없다.
책 쓰기는 구슬을 만드는 게 아니라 목걸이를 만드는 작업이다. 구슬을 마음껏 훔치고 자기만의 스타일로 하나뿐인 목걸이를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