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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서밀 Aug 13. 2023

엽서 정리를 하다가

결국 엽서는 쓰라고 있는 것이지.

서일페 등에서 사 온 예쁜 엽서들을 아카이빙 북에 넣었다. 이 엽서들은 기본적으로 소장용이지만, 누군가에게 편지 쓸 일이 생길 때 상황에 딱 맞는 분위기의 엽서가 있다면 몇 장 정도는 실사용할 마음도 있고 실제로 그래 왔다. 그래서 너무 마음에 드는데 안 비싼 건 두 장 살 때도 있다.


엽서 아카이빙 북 정리하다가 몇 달 전에 동생이 써 준 편지도 보게 되었는데 덕분에 자매 간에 편지를 주고받을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마음이 촉촉하고 넉넉해진 김에 얼마 전의 가족 나들이를 연상시키는 일러스트의 엽서에 편지를 썼다. 언니가 주는 거면 편지 한 장에도 기분 좋아서 날아갈 것 같이 구는 동생에 대한 고마움을 담았다.



편지랑 선물은 조금 다른 카테고리에 있지만 상대방을 의해서 기꺼이 고민의 시간을 마련한다는 점이 닮았다. 그렇게 준비한 작은 선물을 받은 상대가 기쁘다 못해 감동까지 받았다고 하면 나도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내 마음을 너무 잘 받아주고 잘 알아주는 것 같아서.


편지 봉투에 엽서를 담아 귀여운 고양이 스티커를 씰처럼 붙이고 오다 주웠다는 느낌으로 동생의 핸드폰 위에 스윽 놓고 가는데 그때부터 이미 돌아오는 반응이 톡톡했다. 편지를 읽은 후에도 호응이 좋으니 다음엔 또 무슨 일로 편지를 써줄까 하는 생각뿐이다. 


+) 내 동생이지만 너무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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