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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창업의 목적

1년도 안하고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by 창플지기

안녕하세요, 전국 10만 명 자영업자분들의 멘토 주식회사 창플 한범구 대표입니다.


https://brunch.co.kr/@15ea0603649c465/1




남자들은 군대를 다녀옵니다.

이 남자들이라는 것이 중요한데, 남자들 대부분은 가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입니다.


가장이란, 책임을 지는 사람입니다.

사장이 되기 전에 가장부터 되어라는 얘기가 옛 고전에도 나옵니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가정을 올바르게 이끌지 못하면서 세상을 이끄는 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얼마 전까지 치기 어린 10대를 막 끝낸 20대 초반의 남자들이 군대를 갑니다.

대한민국의 독특한 구조인데, 저는 이 군대라는 구조 때문에 대한민국이 발전했다고 믿습니다.


이 군대라는 곳은 당최 합리적이라는 것은 하나도 없는 곳입니다.

인권? 자유? 이런 거 없습니다.

한 달에 2만 원 월급 아닌 월급을 주고 하루 18시간 일을 시킵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진지를 부수고 다시 만들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을 계속해서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인간이 브랜딩 되기 시작하는데, 2년 동안 전혀 살면서 도움 될 것 같지 않았던 것들을 내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나의 알량한 계산법으로 계산하지 않고, 그 불합리한 지시에 복종하고, 그 불합리한 선임의 요구에 응해야 하고, 그 쓸데없다고 생각한 노동을 순수하게 해나가고, 그곳에서 전혀 상관이 없는 새로운 인연들.. 이곳이 아니면 평생 볼일도 없었던 그들과의 융합 속에서 치기 어린 남자가 개조가 됩니다.


그리고 그 바뀐 것들은 모두 인위적으로 공부해서 얻을 수 없는 것들입니다.


인내, 배울 수 있습니까?

근성, 배울 수 있나요?

융화, 배울 수 있을까요..

희생은 또 배울 수 있을까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불합리한 틈바구니에서 살면서 2년 동안 겉으로 봤을 때는 전혀 인생에 도움 될 것

같지 않은, 쓸데없는 짓을 하고 나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간이 살면서 가장이 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들을 배우고 나오게 됩니다. 아니, 배운다기보다 몸에 체화를 시켜서 나오게 됩니다.


불과 2년 전에 그 남자와, 설명할 수는 없지만 2년 후의 그 남자는 아예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남자들이 산업화의 역군이 되어서 말도 안 되는 대우에도 인내를 가지고 버티고 또 버티고,

지난하고 긴 터널에서도 안 지치고 근성을 가지고 일에 임하고, 수많은 조직 인원들 틈에서 서로 다듬어지고 융화되면서 함께 성과를 만들어내고, 그 와중에 성장과 성공을 위해 나의 이기심이 아닌 이타심을 발휘하면서 희생을 시전하며 삶을 풍족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 삶이 다시 전염되고 퍼져나가서 문화가 되고 그 문화가 현재의 우리나라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은 일반인에서 자영업자로 변하는 신분 전환기일 뿐이지 돈 버는 시기는 아니다."

신분 전환기.. 청소년에서 어른이 되기 위해 군대를 가듯, 일반인에서 자영업자로 되기 위해 첫 창업을

하는 것. 이것이 첫 창업의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혹자들은 이야기를 합니다.

돈 벌라고 장사하는 거 아닌가? 무슨 헛소리야?


그런데 알량한 직장인일 때 타인의 업에 올라타서 남이 주는 돈을 받아 가면서 살던 근육으로는 내 업을 내 삶을 영위하면서 그전보다 더 돈을 버는 건 그 근육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잠깐의 성과, 잠깐의 성공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지속적인 성과와 성공은 도저히 할 수 없습니다.


복싱 경기에서,

그저 자신 있는 표정과 실력으로 붕붕 날아다니면서 뛰쳐나가서 1~2라운드 반짝 까불다가 3라운드부터는 숨도 못 쉬고, 다리도 풀리고 몇 대 얻어맞고 약한 모습 보이면서 아파하는 애송이 복서에 불과합니다.


키보드워리어,

정작 별로 인내할 일도 없고, 정작 근성을 쌓을 기간도 안 갖고 목표를 달성키 위한 팀원들과의 융화도 모르고, 그것을 하기 위해 가장 앞에 있는 리더로서 희생정신도 모르는 그 머리로만 똑똑한 그 사람들이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창플에 오는 사람들은 대개 초보들입니다.

그리고 그 초보들에게 항상 말을 합니다.

" 지금은 일반인에서 자영업자로 변하는 신분 전환기일 뿐이고

그래서 지금은 당신의 판단보다는 첫 번째 창업의 목적을 오로지 생존에 맞추고 그렇게 만든 템플릿 안에서 계속해서 노력해서 진화를 해야 합니다. "


이 초보들은 처음에는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이다 보니 처음에는 다 수긍합니다.

" 물론입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무조건 하겠습니다, 몇 개월 하다가 그만두는 건 말이 안 되죠. "


그런데 병이 도집니다, 정작 자신이 열심히 일할 그릇이 만들어지면 처음부터 스스로 하려면 하나도 못하는 사람들이었는데 뭔가 자신이 생각을 하기 시작하고 판단을 하기 시작합니다.


어이가 없죠.

불과 3개월, 불과 6개월까지 자기 스스로 하나도 못해서 도와달라고 읍소하던 사람들이 자신의 판단에 대해서 합리적이라는 이유로 바로 포기합니다.

당장 첫 달부터 돈이 안돼서 포기하기도 하고, 나는 주방에 들어가서 일할 사람이 아닌데 이건 아닌 거 같아 사람 써서 오토로 돌려야지 내가 6개월 해봤는데 이건 아닌 거 같아..

그 초보들보다 똑똑하지 않아서 그래서 그 바보 같은 노포 사장님들이 30년을 한 것이겠죠.

그래서 그 바보 같은 자영업자들이 지금도 자신의 것을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서 수년째, 십수 년째 그 자리에서 하고 있는 것이겠죠.

그 똑똑하고 합리적인 사람인 초보들은 딱 3개월 6개월 해보면 바로 판단이 나오기에 바로 접어버리거나 대충 몇 개월 해보니 장사를 다 아니까 이제는 오토로 돌려서 나보다 하찮은 애들을 놓고 나는 스마트하게 사업해야지 이럴 수 있는 것이겠죠.


2년이라는 군 생활 동안 한 명의 인간이 다듬어집니다.




브랜딩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 브랜딩은 결국 " 그 브랜드를 사랑하는 사람이든 그 매장을 사랑하는 사람이든, 그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계속 그것을 생각하면서 조금씩 개미 눈물만큼이라도 하루하루 한 달 한 달 업그레이드해가면서 변화시키는 과정이 브랜드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부르는 브랜딩이라는 말입니다.


자신의 업을 브랜딩 해야 할 사장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마치 상품을 구매해서 그 상품을 리뷰하는 소비자처럼

그 상품을 평가하고 그것을 발전시키려 하지 않고 판단을 내려서 이제 막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는 아이를 발로 걷어차버리고 다른 똑똑한 선택을 하는 이 초보들..


결국, 그 똑똑함을 가지고 계속해서 돌고 돌겠죠.

더 좋은 상품을 찾아다닐 것이고 자기가 사장이 되려고 하는 건지 평론가가 되려고 하는 건지 모를 행동들을 하겠죠.


남들이 이뤄낸 성과들, 알량한 자기 눈에 보이는 것들로 분석이라는 것을 하겠지만 그 분석은 그야말로 너무 허접합니다. 3차원 입체 평론이 안됩니다. 고작 1차원적 해석 2차원의 평면 해석만 가능한 하수들..


그 사람이 이뤄내기 위해 누구보다 인내했을 시간, 누구보다 근성 있게 둔하게 한 걸음이라도 더 나아가려

했을 시간, 누구보다 목표를 위해 다른 누군가와 융화했을 시간, 누구보다 더 희생했을 그 시간들이 합쳐지고 합쳐져서 이뤄낸 성과라는 것을 그 초보들은 평생 모를 겁니다.


제발 부탁이니 처음엔 불쌍한 척 아무것도 모르는 척 도와달라고 사정했다가 오픈하고 돌변해서 단 몇 개월 만에 모든 것을 다 통달해서 아는 듯이 평론가가 되어 판단하고 행동할 초보창업자들은 창플에 더 이상 안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들로 인한, 그들에게 속아서 그들을 위해 쏟았던 기간들이 너무 아깝습니다.




앞으로 첫 창업을 준비할 사람들은 명심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첫 창업은 다른 신분으로 전환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을 쌓는 기간이고, 그 기간은 결코 1년 이내로 끝나지

않습니다.


취업을 하기 위해서도, 일반인에서 직장인이 되기 위해서도 공부하고 스펙 쌓고 경쟁에 경쟁을, 그렇게 몇 년동안 자기 돈 들여가며 고생해서 들어갔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취업을 하는데도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는 얘깁니다. 그걸 왜 하겠습니까? 내가 생존하기 위해서, 책임을 질 무언가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취업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이 창업, 직장인에서 스스로 업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자영업자가 되기 위해서 어찌 그렇게 단 몇 달 만에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점 숙지하지 않으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이 창업시장에서 바다에 들어가기도 전에 잡아먹히는 그 수백 마리 악어 중에 한 마리로 끝이 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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