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철든 남편>

by 들판

<조금 철든 남편>


드르러~엉...크~...드르러엉~


꿀물 찻잔 소반 위에 올려놓고

밤새워 남편을 기다리던 26살 새색시는

어느새 반백이 되어 코를 골며 내 옆에 곤히 자고 있다


남편 잘 되라고

짜증 한번 내지 않고

벽시계 추와 함께 기다리던 그 기나긴 겨울밤들

남편은 고주망태가 되어 들어오고


그대여,

이제 더 깊게 코를 고세요

그대의 코 고는 소리는 나를 철들게 하고

나는 새우등 말아 누워 빙긋거리며

숨조차 조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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