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딸, 엄마

단절

by 초이

[단절] 유대나 연관 관계를 끊음


끊어진 전화


결혼 1년 만에 아이가 태어났다. 한 집안의 딸이었던 선희 씨가 엄마가 된 것이다. 몸조리를 위해 그녀의 엄마가 올라왔다. 처음에는 감사했다. 그녀도, 남편도 든든했다. 하지만 그 고마움은 금세 불편함으로 바뀌었다.

그녀와 엄마 사이에 불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선희 씨는 엄마의 육아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엄마도 그녀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엄마는 모든 걸 자신이 옳다고 믿었다. 선희 씨는 필요할 때만 도움을 원했지만, 엄마는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의 방식대로 해야 마음이 놓였다. 삼 남매를 키워냈다는 자부심이 엄마를 더 고집스럽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답답했다. 그런데 엄마의 간섭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심지어, 엄마는 남편에게까지 손을 뻗었다. "사위도 자식, 며느리도 자식"이라는 말들로 포장했지만 사실은 모든 걸 통제하려는 모습이었다. 그때 선희 씨는 알 수 없는 반항심이 끓어올랐다.

결국 처음으로 엄마와 크게 부딪쳤다. 목소리를 높이고, 얼굴을 붉히며 맞섰다. 엄마는 놀란 듯했다.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더니 새벽에 아빠를 불러 함께 집을 떠나버렸다.




며칠이 흘렀다. 새벽 두 시를 넘긴 시각, 휴대전화 벨이 울렸다. 선희 씨의 엄마였다. 술에 취한 엄마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선희 너도 싫고, 네 남편도 싫고, 네 새끼도 미워! 다시는 너희 안 봐!"


그 말과 함께 전화는 끊겼다. '세상에 태어난 지 고작 30일도 되지 않은 아이가 밉다고?' 잠시 엄마의 말을 곱씹었다. 분노나 서러움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눈물도 흐르지 않았다. 대신 고요했다. 마음이 낮게 가라 앉은 그 순간 그녀는 마음 먹었다.


"친정"이라 부를 수 있는 모든 것들과 단절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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