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
[극복] 악조건이나 고생 따위를 이겨 냄
엄마의 방이 사라지고, 달라진 선희 씨의 행동에 엄마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엄마를 이해하게 된 것 같다고 믿었던 선희 씨도 막상 엄마를 마주할 때면 치밀어 오르는 짜증에 당황했다. 엄마가 받을 상처가 두려워 숨기기로 했던 일이 또 다른 문제를 낳는 듯했다. 그래서 말하기로 결심했다.
그녀가 아팠던 일.
그 아픔으로 인해 그녀의 가족들이 힘들었던 일.
그 아픔의 원인이 그녀의 유년 시절에 있었고, 그 끝에 엄마가 있었다는 것까지.
엄마는 아무 말 없이 선희 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모든 이야기가 끝나자 엄마는 짧게 말했다.
"그랬니?"
그리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더 이상의 대화는 없었다. 선희 씨도 엄마가 바라보는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일이 있고 나서 한동안 엄마의 연락은 끊겼다. 방문도 없었다.
엄마는 이제 더 이상 큰 딸을 통제하지 않았다. 아니 통제할 수 없었다. 선희 씨는 더 이상 엄마의 감정쓰레기통도, 도구도 아니었다.
그제야 그녀는 홀가분했다.
진정한 독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