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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장꾸 Jun 03. 2020

<박장꾸의 건강일기> 3편. 산책

괜찮아마을 뉴스레터 <여기 사람 있어요>

박장꾸의 건강일기세 번째 이야기, <산책>



목포에 내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산책을 참 많이 다녔다. 주말에 쉬다가 카메라를 들고 갑자기 나가기도 하고, 어느 날은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 야경이 예뻐서 더 많이 많이 걷기도 하고, 또 다른 날에는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산책을 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산책을 가지 않게 됐는데, 거기에는 전기자전거를 구매해서 걷는 날이 줄었고, 헬스장을 끊어서 산책보다는 헬스장에 가게 됐고, 목포의 풍경이 익숙해지면서 더 이상 궁금하지 않아서 등의 이유가 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서 이번 달에 헬스장이 2주간이나 문을 닫았고, 회사가 힘들어져서 2주간 휴직에 들어가게 됐다. 그리고 그 덕분에 나는 본집에도 가고 친구들과 섬에도 놀러 가서 오랜만에 시간을 들여 걷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풍경들을 보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여주에 도착하고 집까지 걸어가는 길. 노란색, 초록색, 분홍색, 파란색 등 다양한 색깔 덕분에 하루 종일 굶었는데도 40분 동안 행복한 기분으로 걸었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활동을 많이 안 해서 그런지 날이 맑아서 더 기분이 좋았다.







둘째 동생하고 막내 동생을 역에 데려다주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집까지 돌아가는 길이 꽤 멀었는데, 혼자가 아니라서 그랬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걸었다. 저녁을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빵빵했는데, 2시간을 걷고 집에 돌아가니까 배가 꺼져서 아빠와 맥주 한 잔 더 한건 안 비밀.







내가 찍은 청산도

 




숙현이 필름 카메라로 찍은 청산도(함께 간 친구들: 민지, 숙현, 인애, 후선)

 

여주에서 시간을 보내고 목포로 돌아와 놀러 간 청산도. 이렇게 예쁜 섬은 처음 봤다. 친구들과 카메라를 들고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면서 열심히 걷고 또 걸었는데, 걸을 때마다 바뀌는 새로운 길과 풍경에 멈출 수가 없었다. 생각해보면 청산도에서 우리가 한 건 정말 산책밖에 없는 것 같다. 첫날 도착해서 저녁 먹기 전까지 걷고, 다음날 아침 먹고 편지 쓰고 배 타고 나오기 전까지 걸었다. 이렇게 걷기만 했는데도 너무 행복해서, 행복이 꼭 큰 것에서 오는 게 아니라는 걸 느낀 감사한 여행이었다.










안녕하세요. 박장꾸입니다. 서울 밖에서 살고 있거나 살아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공감이 될 만한 에세이 뉴스레터 <여기 사람 있어요>의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여기 사람 있어요>의 주제는 ‘서울 밖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문화‘예요. 4명의 에디터가 각각 서울 밖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에 대한 에세이 ‘오의 의미‘, 우리 마을 먹선생 덕수의 먹고 사는 이야기 ‘노적봉도 식후경‘, 서울 밖에서는 꼭 건강하게 살고 싶은 박장꾸 이야기 ‘박장꾸의 건강일기‘, 의미 있는 일상을 만들고 말겠다는 몸부림에 대한 기록 ‘퇴근의 쓸모’를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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