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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장꾸 Jun 04. 2020

<박장꾸의 건강일기> 2편. 명상

괜찮아아마을 뉴스레터 <여기 사람 있어요>

괜찮아아마을 뉴스레터 <여기 사람 있어요>

박장꾸의 건강일기 두 번째 이야기, <명상>



나는 어디 앉아서 진득하게 있는 걸 잘 못한다. 끼리끼리라고, 고등학생 때부터 친한 친구들 역시 나와 비슷해서 예쁜 카페에 가더라도 한 시간을 앉아있지 못하고 나오고는 한다. 이런 내가 목포에 와서 명상을 시작했다. 시작한 이유는 단순했다. 잠들기 전 시간이 많이 남아서. 서울에서는 출퇴근하는 데에만 시간을 2시간씩 썼는데, 지금은 전기자전거로 왕복 10분이면 출퇴근이 가능하니 당연히 시간이 남을 수밖에.


 


이렇게 단순한 이유로 명상을 시작했는데, 그 효과는 단순한 이유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다. 나는 'Calm'이라는 어플을 이용해서 명상을 하는데, 그 안에서도 '7일간의 자존감 높이기'나 '7일간의 스트레스 줄이기' 등의 주제가 있는 세션을 주로 듣는다. 사실 15분 동안 가만히 바닥에 주저앉아 있으면 다리가 많이 저리고 허리가 아파서 힘들다. 그럼에도 꾸준히 하는 이유는 명상이 내게 도움이 많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마어마한 스트레스가 날 덮치는 상황이라면 '7일간의 스트레스 줄이기' 세션에서 일러준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이 떠오른다. 나는 그걸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심호흡하게 되고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게 된다.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하면 나를 더 잘 알 수 있다고 한다. 나는 명상을 통해 나를 통제하는 것에 생각보다 의미를 많이 둔다는 걸 알게 됐다. 내가 듣는 명상에서는 내 감정이나 상태가 어떤지 파악하고 그것이 나쁘다거나 잘못된 거라는 판단을 내리지 말라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나는 주기적으로 우울감을 깊게 느끼는데, 특정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우울감에 빠지면 모든 상황이 우울감의 이유가 되는 편이다. 명상을 하기 전에는 이럴 때 표출하고 싶은 대로 모두 표출했다면, 지금은 내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감정에 끌려가지 않고 보다 건강한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이 '여기 사람 있어요' 2월 호 '달리기'와 닿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나를 관리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언제나 바쁘게 돌아가는 서울이라면 할 수 없었던, 나를 위한 노력들을 목포에 와서 많이 하고 있다. 꾸준히 운동을 하고 명상을 하고 관심 가는 분야들을 공부하면서 말이다. 가끔은 귀찮기도 하지만, 내 일상을 가꿀 수 있는 목포에서 지내는 동안만큼은 계속해볼 생각이다.









안녕하세요. 박장꾸입니다. 서울 밖에서 살고 있거나 살아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공감이 될 만한 에세이 뉴스레터 <여기 사람 있어요>의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여기 사람 있어요>의 주제는 ‘서울 밖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문화‘예요. 4명의 에디터가 각각 서울 밖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에 대한 에세이 ‘오의 의미‘, 우리 마을 먹선생 덕수의 먹고 사는 이야기 ‘노적봉도 식후경‘, 서울 밖에서는 꼭 건강하게 살고 싶은 박장꾸 이야기 ‘박장꾸의 건강일기‘, 의미 있는 일상을 만들고 말겠다는 몸부림에 대한 기록 ‘퇴근의 쓸모’를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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