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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장꾸 Jun 04. 2020

<박장꾸의 건강일기> 1편. 달리기

괜찮아아마을 뉴스레터 <여기 사람 있어요>

박장꾸의 건강일기 첫 번째 이야기, <달리기>


나는 운동을 좋아한다. 아니, 운동보다는 땀 흘리는 걸 좋아한다. 운동으로 땀을 쭉 빼고 샤워를 하면 그렇게 개운할 수가 없다. 학생 때는 본가에서 지내면서 동생들과 운동을 했는데, 보통 빨리 걷기나 줄넘기, 배드민턴을 했다. 동생들과 하는 운동은 운동보다는 놀이 같았기 때문에 자주, 즐겁게 했던 기억이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직장을 잡았는데, 서울에서 지내던 동안에는 운동으로 땀 흘린 기억이 별로 없다. 출퇴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만 2시간이고, 툭하면 야근을 했다. 퇴근을 하면 저녁을 먹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할 수가 없었다. 서울에 있으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다.


그래서 목포, 괜찮아마을에 왔다. 괜찮아마을은 지치고 힘든 청년들을 위한 공동체 프로그램으로, 1기부터 3기까지 2018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76명의 청년들이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나는 그 중 1기에 지원해 2018년부터 지금까지 목포에 머무르고 있다.


작년 여름, 나는 목포에서 자주 달렸다. 온몸이 땀으로 젖을 정도로 열심히. 어쩔 때는 바다 근처 평지를 달리기도 하고 학교 운동장을 달리기도, 유달산 산책로를 달리기도 했다. 처음에는 내가 달리기를 막 시작했다는 걸 몸이 알 수 있도록 천천히 달린다. 천천히 달려도 숨이 찬데, 그 느낌이 익숙해질 즈음 속도를 올린다. 이런 식으로 몇십분 달리고 나면 숨쉬기가 벅차고 멈추고만 싶은데, 참고 끝까지 달렸을 때의 성취감이 꽤 크다. 


내가 땀 흘리는 걸 좋아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 하나는 땀을 흘리고 나면 내가 내 몸을 관리하는 기분이 드는데, 그게 내 스스로 삶을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들이 수두룩해서 무기력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땀을 흘리면 그 이유 덕분에 기분이 조금 나아진다. 나는 서울에서 지낼 때보다 목포에 있는 지금, 나를 더 잘 관리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땀을 흘리고 나면 내가 내 몸을 관리하는 기분이 드는데, 그게 내 스스로 삶을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지금은 무릎이 안 좋아 달리지 않는다. 원체 관절 쪽이 좋지 않아 손목이며 무릎이며 자주 시큰거렸는데, 달리기에 한 번 맛을 들이니 무릎에 무리가 가는 걸 알면서도 멈추지 못해서 결국 사단이 나버렸다. 내리막길을 걷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면 너무 아파 '게'처럼 옆으로 내려갔으니 말 다 했다. 이런 이유로 비록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멈췄지만, 언젠가 무릎이 좋아지면 다시 달릴 생각으로 지금은 헬스장에 다니면서 근력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날씨가 따듯해지고 있다. 벌써 매화와 동백은 종종 보이고, 개나리도 보이는 걸 보니 겨울이 다 갔다. 열심히 무릎을 단련해서 이번 여름에는 다시 신나게 달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안녕하세요. 박장꾸입니다. 서울 밖에서 살고 있거나 살아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공감이 될 만한 에세이 뉴스레터 <여기 사람 있어요>의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여기 사람 있어요>의 주제는 ‘서울 밖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문화‘예요. 4명의 에디터가 각각 서울 밖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에 대한 에세이 ‘오의 의미‘, 우리 마을 먹선생 덕수의 먹고 사는 이야기 ‘노적봉도 식후경‘, 서울 밖에서는 꼭 건강하게 살고 싶은 박장꾸 이야기 ‘박장꾸의 건강일기‘, 의미 있는 일상을 만들고 말겠다는 몸부림에 대한 기록 ‘퇴근의 쓸모’를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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