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그리고 단상
여름이 끝나간다. 에어컨의 찬바람 없이 잠들기 어려웠던 날은 뒤로 가고 따듯한 바닥이 아니면 잠들지 못하는 날이 곧 오겠지. 나는 오늘 하루하루 행복해라고 말했는데 저녁이 되니 행복한 감정이 들지 않았다. 어떤 흐름이었는지조차도 기억나지 않는 것이 답답해 더 행복하지 않아. 어떤 삶을 살고 싶은 건가 고민을 너무 많이 했나. 그렇지만 생각하지 않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인간이 될 거라는 걸 알고 있는 걸. 아마도 요즘 계속 늦잠을 자고 불면증에 시달려서 우울한 걸지도 모르겠다. 기꺼이 루틴을 지키던 때는 일상이 만족스러웠으니까. 나는 언제부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하는 인간이 된 걸까. 일상 속 작은 성취감을 찾아야 하는 건 내 일인데 어떨 때는 버겁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누구 씨가 나를 지켜보는 것 같은 느낌이 싫다. 나한테 신경 꺼줘요. 좋아하는 사람들이랑만 평생 살고 싶어. 언제나 잊어버리거나 단순하기만 하던 때보다 생각이 많아졌고 그만큼 우울하기도 하다. 또 그만큼 행복한 감정을 많이 느낀다. 잘 살고 싶다고 매일 외치면서 정작 어떤 삶이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이고 확실한 내 기준을 아직 만들지 못했다. 생각하다 보면 우울하다가도 그러다 보면 실타래가 풀려서 나는 다시 생각한다. 환란의 세대라는 노래를 나는 지금 듣고 있다. 이랑은 참 멋있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