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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장꾸 Aug 25. 2021

내 삶을 살아내는 것

사진, 그리고 단상


돈을 버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삶의 방식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말랑말랑한 노동을 위하여'에서 황세원 씨는 머지않아 1인 형태로 일하는 사람들이 어딘가에 소속되어 일하는 사람들의 숫자를 추월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고, 요즘 읽고 있는 언스크립티드에서 엠제이 드마코는 세상이 짜둔 각본에서 벗어나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가 말하는 세상이 짜둔 각본이란 정규교육을 마치고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적당한 나이에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 살아가는 삶이다.


엠제이 드마코는 '시간팔이'라는 개념도 각본을 잘 굴러가도록 하는 장치 중의 하나라고 설명한다. 시간팔이는 말 그대로 내 시간을 파는 행위다(앞선 포스팅에 이야기했듯 나 역시 내 시간을 팔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했는데, 엠제이 드마코가 이 개념을 이야기해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곧 돈보다 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 사람들이 많아질 거고, 그렇게 되면 각본대로 살지 않는 사람들이 훨씬 더 늘어날 거다(물론 당장에 벌어질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되면 훨씬 재미있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나는 지금 행복하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걸 먹고 원하는 작업을 하고 원하는 곳으로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엠제이 드마코의 말을 빌리자면 각본에 따르지 않는 지금. 모아둔 돈이 있으니 할 수 있는 얘기겠지만, 앞으로도 이런 삶을 살고 싶다.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할지 고민하고 실행하고 실패하는 과정이 무수하겠지만 그 과정도 즐기기 위한 노력을 해야지. 힘든 일도, 어려운 일도 분명 겪을 걸 안다. 내가 가장 조심해야 할 건, 스티브 잡스가 이야기한 것처럼 도그마의 덫에 걸리지 않고 내 삶을 살아내는 것(2005년 스탠포드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스티브 잡스는 "도그마의 덫에 걸리지 마십시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따라 사는 것을 말합니다"라고 말했다. 출처: 언스크립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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