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장꾸 Jan 15. 2022

이쯤 되면 나는 유목민이 아닌가 싶다

찍고 쓰는 것

대학교 졸업 후 본집을 나와 지금껏 이사를 몇 번이나 다녔을까? 기억을 더듬어보니 광주, 성남, 서울(지역 안에서 2번), 충주, 이천, 호주(호주 안에서 6-7번), 서울, 목포(지역 안에서 4번), 다시 서울까지 지역 이동만 10번, 지역 안에서 움직인 것까지 합하면 27-28번의 이사를 한 것 같다. 약 30년 동안 27-8번이나 거처를 옮겨다녔다니. 세어보니 새삼 참 많이도 다녔다. 물과 풀을 찾아 이동하는 유목민처럼 나는 목포에 가기 전까지 돈 때문에 거처를 옮겨다녔다. 그렇다고 제대로 돈을 벌어본 적은 없다. 목적없이 돈을 벌겠다는 목표만을 좇았으니 어찌보면 당연하다. 목적이 없으니 동기부여가 없었고, 막상 돈을 벌어도 힘들면 금방 그만두기 일쑤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자꾸자꾸 옮겨다니다 목포에 정주한 3년의 시간 동안 돈을 벌어야하는 목적이 생겼고 이제는 목적과 목표가 일치하게 됐다. 그래서 다시 서울로 왔다. 하고 싶은 것도 생겼고, 목적도 생겼고 목표도 생겼으니 차근차근 나아갈 생각이다. 어찌보면 시작하기 늦은 나이라 걱정도 되지만 100세 시대인 지금 내 나이는 늦은 게 아니라는 하우스 메이트의 말에 용기를 얻어 뭐든 시도해봐야지!


옴청 친절하고 재밌으신 기사님! 짐이 많았는데 웃는 낯으로 일을 끝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서울에서 다시 목포로 내려오게 되면 연락달라고 하셨는데, 다시 연락 드릴 일이 있을까? 


서울로 떠나기 직전 새벽에 찍은 우리 짐. 짐이 생각보다 많아 이 전에 5박스를 보내고 또 8박스를 보냈다.


서울 가는 길


드디어 서울 도착! 와. 서울이다. 서울이야.


하우스 메이트가 찍은 사진. 새벽 네시에 이사 도와달라는 우리 말에 군말 않고 달려온 너무 좋은 친구.힘이 다 빠진 우리를 위해 오자마자 제일 무거운 에어컨 실외기를 들어줬다!


3일 동안 열심히 짐 나르고 푸르고 정리하고 청소하니 오늘이다. 서울로 이사오면 마음에 드는 가구와 소품들을 두고 예쁘게 살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원하는 집의 모양이 되려면 한참 있어야겠지만, 일단 깔끔해져서 기분이 좋다. 


우리의 메인 공간, 작업실. 짐을 한 곳에 모아두고 커텐으로 가리니 확실히 깔끔하다.


곧 휴식 공간이 될 곳. 흔들의자가 하나 뿐이라 곧 쇼파든 흔들의자든 하나 더 들일 예정.


하우스 메이트와 내 옷장


거실 한 켠에 마련한 웰컴존. 하우스 메이트가 골라담은 간식과 차, 친구 숙현에게 집들이 선물로 받은 인센스 홀더와 인센스, 이태원 에어비앤비 호스트에게 받은 스머지 스틱.


친구 수빈이 이사 선물로 준 귀여운 발매트. 하우스 메이트가 선물해 준 스마일 슬리퍼랑 찰떡이다.


앞으로 이 집에서 살아가면서 어떤 일이 내게 벌어질지 설레고 궁금하다. 집을 잘 구했으니 예쁘게 꾸며놓고 오래 살고 싶다. 적어도 2년 간은 이사갈 일이 없겠지? 40살이 됐을 때 유목민 생활을 완전히 접을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야겠다. 아자아자. 잘 살자!

매거진의 이전글 값싼 고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