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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장꾸 Jun 29. 2020

<박장꾸의 건강일기> 5편. 허우적허우적

괜찮아아마을 뉴스레터 <여기 사람 있어요>

박장꾸의 건강일기 네 번째 이야기, <허우적허우적-수영 아니고 걷기>

 


회사가 2주 동안 쉬었던 격동의 4월이 지나고 5월, 나는 회사로 복귀했다. 복귀 후 5월에는 일과 일상을 잘 지키면서 지냈는데 6월이 되니 갑자기 너무 바쁘다. 일이 없는 것보다는 바쁜 게 좋지만, 바빠서 일상을 챙기기가 쉽지 않다. 헬스장도 못 가고 있고 집에서 밥을 해서 먹은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계속해서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 그거슨 바로 챌린지 허우적허우적. 이름만 들으면 수영을 하러 다니는 것 같지만 사실 걷는 챌린지다. 이 챌린지의 목표는 아주 단순하다. 한 달에 50km 걷기. ‘나이키 런 클럽’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이 있다. 이걸 설치하고 친구들의 이메일을 추가하면 그들이 얼마나 걷거나 달렸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나는 승부욕이 강한데, 그런 나에게 나이키 런 클럽은 나를 움직이게 하는 굉장히 좋은 촉매제가 된다. 그 이유는 나이키 런 클럽에서 얼마나 걸었는지 순위를 매겨 보여주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3명으로 시작됐던 챌린지가 지금은 나 포함 8명이 됐고, 그러다 보니 1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어떻게든 1등을 하고 싶은 나는 자주 걸을 수밖에 없다. 전기자전거를 구매한 뒤로 가까운 거리도 걷지 않았는데, 이 챌린지를 시작하고 나서는 자전거를 두고 걸어 다니거나 일부러 먼 길로 돌아서 집에 가기도 하고 의무적으로 산책도 하고 있다.


 이 승부욕 덕분에 나는 내 일상과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함께 챙기고 있다. 어떤 일이 잘 안 풀린다거나 회사 업무가 힘이 들 때 걸으면서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나아진다. 또 가끔은 걸으면서 풍경을 보는 것으로 계속해서 생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온전히 나의 삶에 대해 깊게 고민하기도 한다.


 걷는다는 행위만 놓고 본다면 별것 아닐 수 있다. 그렇지만 걸으면서 내 몸과 마음, 그리고 머리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설령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걷지 않는 것보다 걷는 것이 낫다. 친구들과 이 챌린지를 하지 않았더라면 바쁘고 힘들고 일이 늦게 끝났다는 이유로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거다. 목포에 와서 일상의 중요성과 그 일상을 지키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나와 내 친구들이 하는 것처럼 그저 팔과 다리를 허우적허우적 움직여 걷는 것처럼 말이다.



잠이 오지 않던 어느 밤 갑자기 나가서 3km를 걸었다.



이런 야경을 옆에 두고 걷는다. 실제로 보면 훨씬 예쁜데, 내 핸드폰이 못 담아낸다. 흑흑.





결국 1등으로 이번 달 마무리! 아직 6월이 끝나려면 며칠 남아서, 애초 계획한 50km보다 더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안녕하세요. 박장꾸입니다. 서울 밖에서 살고 있거나 살아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공감이 될 만한 에세이 뉴스레터 <여기 사람 있어요>의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여기 사람 있어요>의 주제는 ‘서울 밖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문화‘예요. 4명의 에디터가 각각 서울 밖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에 대한 에세이 ‘오의 의미‘, 우리 마을 먹선생 덕수의 먹고 사는 이야기 ‘노적봉도 식후경‘, 서울 밖에서는 꼭 건강하게 살고 싶은 박장꾸 이야기 ‘박장꾸의 건강일기‘, 의미 있는 일상을 만들고 말겠다는 몸부림에 대한 기록 ‘퇴근의 쓸모’를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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