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는 말보다 깊다

by 민서영


누군가 떠드는 소리엔
늘 말이 있다
하지만 그 말엔
의미가 없다

회의 끝의 수근거림,
누군가의 부재 속에서만 살아나는 목소리
그건 소음이다
공기보다 가볍고,
허공보다 산만하다

나는 조용히 있었다
네 말이 날 아프게 할 때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건 무시가 아니라,
침묵이었다

입 다문 고요는
너에게 거울을 들이밀었다
말보다 무거운
의식의 파동

고요는
움직이지 않지만
모든 것을 움직인다

소음은
움직이나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건
그저 조용한 책상 위의 평화
누군가의 입김보다
생각이 더 깊이 자라는 곳

고요는 감정의 뿌리로 가는 길
소음은 감정의 가지를 휘젓는 바람

나는 고요 속에서
비로소 나의 중심을 들었다
그리고 너는 그 침묵 속에서
스스로를 마주했다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