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같은 물에서 왔단다
처음엔 모래알만큼 작았고
빛보다 빠르게 흩어졌지
별에서 먼지로
바다에서 파도로
한순간,
형태를 얻고
너와 내가 생겨났다
그 형태는 모두 달랐지
어떤 이는 정점에서 부서졌고
어떤 이는 조용히 밀려왔고
누군가는 흩어졌고
누군가는 반짝였단다
그 반짝임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빛이 잠시 거기에 닿았을 뿐이야
파도는 늘 그렇듯
바람이 밀고
중력이 당기며
어쩌면 우리가 아닌
세상의 리듬이
우리를 움직였던 걸지도
그래서 얘야,
너의 모양을 탓하지 마렴
지금의 너도
언젠가의 나도
모두 같은 바다였고
다시,
같은 물이 될 테니
형태에 너무 아파하지 말자
그건 잠시인 것이고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를
가끔씩 떠올릴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