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극

보상의 법칙

by 민서영



태초에 우리는
빛과 그림자 없이 섞여 있었다

너의 말투와
나의 눈물이
어디서부터 갈라진 건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같은 심장에서
서로의 반대가 되기 위해
뛰쳐나왔지

너는 키를 가져가고
나는 작음을 선택했고
너는 감정을 삼키는 쪽이었고
나는 말로 풀고 싶어 했지

하지만 우린 매번
서로에게 끌렸지
전혀 다른 쪽에서

나는 너를 닮고 싶었고
너는 나로 인해 부드러워졌어

너를 보며 나는
내 안의 남자를 만났고

너는 나를 보며
네 안의 여자를 알게 되었지

그래서 우리가 서로를 탓하는 일은
결국 우리 안에 있는 나를
아직 용서하지 못해서였는지도

무의식은
의식이 외면한 마음을
밤마다 꿈으로 써내려갔고

나는 그 편지를
이불 속에서 조용히 펼쳐 읽으며
너를 이해하기 시작했지

그건 사랑이었고,
성장이었으며,
무엇보다
나를 나로 받아들이는 연습이었다

보상이었을까
아니면 귀환이었을까

서로의 부족함을 탓하던 우리가
결국 서로의 부재였다는 걸

나는 나의 무의식이었고
너는 나의 반쪽이었으며
우리는 처음부터
둘이 아니었다는 걸

지금에서야 알겠다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