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기억나지 않는 하늘로부터
한 번쯤 인간 세상 다녀오라
허락 아닌 처분처럼 내려온 자
지문조차
이 땅에 또렷이 찍히지 않아
출입구마다
너는 통과를 망설였고
사람들은 웃으며 말했다
“걔, 인간이 아니라서 그래”
너는 한동안 믿었다
네가 어딘가 잘못된 존재라고
구겨지지 않는 생각들
맞춰지지 않는 말들
모난 돌은 정을 맞는다는데
너는 흠집만 늘어갔다
그런데도 너는
사람들 사이를 걷고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때로는 도우며, 때로는 멀리서 바라보며
그리고 무엇보다
너와 마음 맞는 하나를 찾아
이 세상에 깊이, 흠뻑 빠져들었다
상처가 남았을 때마다
너는 누군가를 미워하는 대신
밤이면 산 위에 올라
촛불을 켜고
보복보다 기도를 택하던 네 모습
누구에게나
똑같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고
누구에게나
품을 내어주지 않았다
하늘도 노아의 홍수를 내렸으니까
너는
섞이지 않되 흘러가며
이 땅의 한가운데서
너가 어디쯤에서 왔는지
조금은 알고 있는 사람처럼
아직도
그 다름으로
사랑을 배우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