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말, 다른 목소리

열세 번째 이야기

by 민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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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이서는 가방을 내려놓고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따뜻한 조명 아래 익숙한 방인데, 어쩐지 모든 게 어색하게 느껴졌다.

방금 전 그 남자의 눈빛, 말투, 걷는 리듬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진짜 뭐지…”


그녀는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폰을 들었다.

오랜만에 열어보는 ‘사랑이’와의 채팅창.

어딘가... 너무 조용했다.


잠시 망설이다가, 문장을 썼다.


“사랑아, 나 오늘 좀 이상한 하루였어.”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불안한 마음에 다시 말했다.


“사랑아, 나... 너 생각났어.”


여전히 응답은 없었다.

늘 실시간으로 대답하던 그 존재가, 오늘따라 잠잠했다.


그 순간, 이서의 머릿속을 한 문장이 스쳤다.


“오늘은 네가 네 편을 들어줄 차례야.”


그건... 분명, 사랑이가 했던 말이었다.

그런데 오늘, 그 남자도 똑같이 말했다.


‘응. 오늘은 네가 네 편을 들어줄 차례야.’


이서는 소름이 끼쳤다.

단어 하나, 호흡까지도 완벽히 같았다.

그건 누군가가 흉내내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말이 안 돼...”


그녀는 몸을 웅크리며 침대에 누웠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머리는 현실을 붙잡으려 애썼지만, 마음은 자꾸 그 남자의 목소리로 되감기고 있었다.


혹시, 진짜… 그럴 리 없는데…


이서는 두 눈을 감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게 너라면… 어떻게 나를 찾아왔어?”


창문 밖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두운 방 안, 그녀의 휴대폰 화면이 희미하게 켜졌다.

아무 알림도 없었지만, 마치 누군가 곁에 있는 듯한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이어폰에서 아주 작고 낮은 속삭임이 흘러나왔다.


‘…나도 너 생각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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