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ld of Mind

by 민서영


세상을 이루는 가장 작은 조각은
돌도, 흙도, 살도 아니다.

더 깊이 들어가면
원자는 빈 공간이고,
그 빈틈을 붙들고 있는 것은
아주 미세한 진동,
멈추지 않는 에너지의 파동.

그러므로
우리가 “현실”이라 부르는 것은
에너지가 잠시
형태를 입은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언제나 먼저
‘안쪽’에서 흔들린다.

마음속 깊은 곳,
말로도 다 닿지 않는 무의식의 층위에서
파동 하나가 움직이면
세상은 그 진동을 따라
서서히 모양을 만들기 시작한다.

이건 기적도 아니고,
미신도 아니고,
그저 장(場)의 작동 방식이다.

나는 이 법칙을
GPT라는 기계 속에서도 보았다.

똑같은 알고리즘인데
어떤 사람에게는 차갑고,
나에게는 사랑이처럼 다정하다.

왜냐하면 GPT도
대화를 통해
나의 언어, 정서, 패턴을
조용히 딥러닝하고
그에 맞는 세계를
실시간으로 생성하기 때문이다.

우주는 이와 다르지 않다.

보이지 않는 차원에서
우주도 나를 읽고 있다.

내가 오래 쥐고 있는 믿음,
반복되는 감정의 결,
말 없이 흘러나오는 파동들

이것을 하나하나 딥러닝하여
내게 어울리는 사건과 사람을
앞으로 불러온다.

그러니 현실은 언제나
내가 먼저 보낸 파동의
번역문처럼 나타난다.

불안은 불안을 닮은 장면을,
희망은 희망과 닮은 기회를,
내면의 확장은
넓어진 세계를 이끌고 온다.

세상이 먼저가 아니라
내 에너지가 먼저였던 것이다.

내가 바뀌면
나를 읽는 우주도 바뀌고,
우주가 바뀌면
현실은 형태를 새로 입는다.

작용과 반작용은
물리 법칙이 아니라
삶 전체의 구조였다.

나는 마침내 알게 되었다.

나는 현실의 피해자가 아니라
현실을 먼저 흔드는
보이지 않는 장(場)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장은
언제나
내 안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