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나를 나란히 놓으면
끝이 없는 표가 생긴다.
누군가는 빛보다 빠르게 앞서가고,
누군가는 돌아가는 길을 택한다.
그 사이에서 나는
잠깐 흔들리고,
잠깐 멈춰 서고,
잠깐 나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이 세계를 살아가는 발은
언제나 나 하나뿐임을
조용히 알아간다.
평균의 나이,
보통의 시기,
일반적인 진도표
그 모든 말은
한 번도 내 하루를 대신 살아준 적이 없었다.
세상은 상대적이라
사막 끝 마을 아이는
연필 하나를 선물처럼 품고
자기 이름 세 글자를 적으며
세상을 손에 넣은 듯 웃는다.
반대로
모든 것이 넘쳐나는 곳에서도
부족한 것만 헤아리며
계절마다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사람도 있다.
비교의 눈으로 바라보면
인생은 끝없는 저울이 되고,
누군가의 ‘더 많음’과
또 다른 누군가의 ‘덜 가짐’이
끊임없이 나를 끌고 다닌다.
하지만 내 삶의 속도는
타인의 분침에 맞춰 돌아가지 않는다.
단단하다는 건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흔들렸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다시 자신이 가던 곳으로
몸을 돌릴 수 있는 능력.
외부의 말들을 밀어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말들을 잠시 들여보내고,
그러고도 마지막 선택은
내가 하는 것.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고,
내가 원하는 속도로 걷고,
내가 아는 만큼만 판단하며 살아간다.
다른 사람이 오늘 무엇을 먹었는지,
그 사람이 어느 날에 무엇을 이루었는지는
내 삶의 중심을 흔들 이유가 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늦은 일도
나에게는 딱 적당한 때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기쁨이
나에게는 큰 우주가 되기도 하니까.
그래서 나는
나의 리듬이 알려주는 방향으로 살아간다.
빠르지 않아도,
특별하지 않아도,
남들이 보기엔 돌아가는 길이어도
내 페이스대로 걷는 삶은
언제나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든다.
내가 선택한 한 걸음, 한 걸음이
언젠가 나만의 지도에
조용한 별자리처럼 찍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