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브랜드는 말이 너무 많다.
그런데 오래 기억에 남는 브랜드는 오히려 조용하다.”
패션 브랜드를 20년 가까이 다루며,
나는 수백 개의 태그라인을 보았다.
무엇이 진짜인지, 무엇이 과장인지,
무엇이 설득이 아닌 강요였는지를 구분하는 감각도 생겼다.
그런데 정말 오래도록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은 브랜드는
‘잘 말했다’는 브랜드가 아니라,
‘굳이 말하지 않아도 느껴졌다’는 브랜드였다.
우리는 종종 브랜딩을 ‘무엇을 말할 것인가’로 접근한다.
슬로건을 정하고, 콘텐츠를 만들고, 메시지를 던진다.
그런데 진짜 브랜딩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
브랜드는 말보다 먼저 도착한다.
말보다 먼저 도착하는 것,
그것은 바로 ‘느낌’, ‘공기’, ‘태도’, ‘무드’ 같은 것들이다.
처음 매장에 들어섰을 때의 음악과 조도,
직원의 말투와 눈빛,
포장지의 감촉,
브랜드 인스타그램의 톤,
그리고 무엇보다 ‘침묵의 분위기’.
그 모든 것이 합쳐져
우리는 말없이 전해지는 것들을 ‘브랜드’로 인식하게 된다.
젠틀몬스터는 로고보다 매장 안의 감정으로 기억된다.
무인양품은 ‘설명하지 않음’으로 신뢰를 준다.
더로우는 텍스트 한 줄 없이도 사람을 움직인다.
그들의 공통점은,
말을 아끼되, 태도를 설계했다는 것이다.
브랜딩은 전략의 언어로 시작되지만,
결국 사람의 감정 안에서 완성되는 태도다.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것.
그것이 브랜드의 본질이고,
그것이 바로 내가 오랫동안 지켜봐온
진짜 ‘브랜드’의 언어다.
당신의 브랜드는 지금 말하고 있는가?
아니면,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