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의 도전 끝에 얻은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
한식조리기능사 시험에서 실격을 당한 이후 나는 다시 시험 준비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다시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을 구입했고 매일 메뉴들을 다시 반복해서 연습했다. 시험을 한 번 보고 나니 시험이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지, 어느 부분을 더 중점적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합격자 발표 전까지는 재시험 접수는 불가능했다. 합격자 발표날 실격으로 불합격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눈으로 '불합격'이라는 글자를 보는 것이 썩 기분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더 성장하면 된다. 이것 또한 경험이다.'라고 마음을 먹자 불합격이라는 단어도 경험의 하나로 받아들여졌다. 같은 메뉴를 4달 동안 연습하고 있으니 솔직히 조금 지겨워지기도 했다. 또 다시 재시험을 보고 싶지 않아서 시간이 나는대로 연습을 하고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었다. 연습하면 할수록 시험 메뉴들 만드는 순서와 기술이 느는 것이 느껴졌다.
시험 당일 나는 준비물을 잔뜩 챙겨서 시험장으로 향했다. 같은 장소에 방문하니 처음 시험보다는 긴장감이 덜했다. 감독관이 수험자들에게 시험장으로 들어오라고 지시했다. 적절한 복장(조리복,조리모자,운동화,마스크 착용은 필수다.)을 하지 않으면 시험을 볼 수 없는데 한 명의 수험자가 복장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당황해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결국 시험장으로 들어 갈 수 없었다.
시험장에 들어가자 오늘의 메뉴가 공개되었다. '생선전과 표고전'이였다.
요구사항대로 표고전과 생선전을 만들어야 한다. 표고전은 고기와 야채들을 아주 곱게 다져서 표고 안에 넣어서 구워내면 되는 어려운 메뉴가 아니였다. 하지만 생선전은 언동태를 손질해서 전까지 25분 안에 완성해야 하기때문에 어려운 메뉴 중 하나였다. 사람들이 동태 손질을 어려워하는 편이니 시간 안에 동태 손질만 잘 해내면 합격할 확률이 높았다.
시험 시작과 함게 표고전에 들어가는 야채와 고기부터 손질을 시작했다. 표고 안에는 밀가루를 발라서 고기와 야채가 잘 달라붙게 해야 했다. 표고 안에 속을 넣고 밀가루를 발르고 아래면에만 계란물을 발라서 구워냈다. 다음으로 가장 어려운 생선 손질 차례였다. 생선의 비늘을 제거하고 지느러미를 제거한 후 생선의 내장을 손으로 빼낸 후 도마에 놓고 세등분을 했다. 동태의 껍질을 벗기고 하얀 속살만 남겼다. 그리고 나서 균일한 크기로 생선을 잘랐다. 음식을 하는 중간중간 심사위원들이 돌아다니면서 수험자들이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평가하고 점수를 매긴다. 칼질은 잘 하는지, 정해진 규격대로 야채를 손질하는 지, 요리를 위생적으로 하는 지 등을 평가한다. 내가 요리를 하는 과정이 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하니 긴장이 많이 되었다.
"10분 남았습니다."
이 소리를 듣자 두근두근 마음이 급해졌다. 갑자기 손이 덜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10분 안에 제출까지 하려면 시간이 촉박하다는 생각이 들자 심장도 두근두근 거렸다. '떨어져도 괜찮아. 남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서 만들면 그걸로 된거야. 이미 도전한 걸로 충분해.' 긴장한 마음을 달래려 마음을 먹어봤지만 손은 차분해지려고 노력하는 나의 마음과는 반대로 더 떨고 있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시간 안에 내는게 더 중요해.' 다시 마음을 먹고 요리하는데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자른 생선에 밀가루를 묻히고 계란물을 묻혀서 후라이팬에 8개를 구워내었다. 다행히 1분 남기고 음식을 모두 만들어서 제출할 수 있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다. 그거면 충분했다. 이제 합격 여부는 운에 맡겨보는 수밖에 없었다.
시험장을 나오는데 갑자기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 시험이 뭐라고 이렇게까지 긴장을 했을까 생각하니 어이없게 웃음이 나왔다. 손이 떨려보는 이런 경험을 느껴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합격여부와 상관없이 기분이 좋아졌다. 이런 긴장과 떨림, 설렘이라는 단어를 잊고 살았는데 아직까지 나에게 이런 감정들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온전히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였다. 집에 오는 길에 혹시나 떨어지면 다시 시험을 보리라 다짐했다. 내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이 느낌만으로도 이 시험은 나에게 도전해 볼 가치가 있었다.
다행히 나는 2번만에 한식조리기능사자격증을 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