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으로 중식조리기능사 따기
한식조리기능사 시험을 합격하고 나자 요리에 살짝 자신감이 생겼다. 나는 한식필기시험과 함께 보았던 중식조리기능사 실기 시험도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한식은 지역 평생학습관에서 운이 좋게 수업을 들을 수 있었지만 중식은 당장 들을 수 있는 수업이 없었다.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멀리 천안에 위치한 학원까지 가야했다. 그래서 혼자서 중 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따보기로 마음 먹었다. 인터넷에 '중식조리기능사 독학'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니 중식을 혼자서 독학으로 준비해서 합격한 경우가 제법 있었다. 떨어지면 또 봐도 되니 이번에는 혼자서 시험 준비를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나는 우선 유튜브 영상들을 찾아보고 혼자 요리 실습을 해보기로 했다. 중식조리기능사 시험 메뉴는 20개로 한식조리기능사의 시험 메뉴인 33개보다 적었다. 하지만 탕수육,칠리새우,깐풍이,라조기 등 튀기는 음식이 많은 특징이 있다. 동영상 하나를 보고 그 메뉴를 똑같이 만들어 보는 식으로 연습을 했다. 중식에는 실제로 해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많았다. 한식의 시험메뉴들은 양이 적어서 먹기에 부족했는데 중식 메뉴들은 만들면 가족들이 한끼 반찬으로 먹기에 충분했다. 마파두부, 짜짱면, 울면, 탕수육, 빠스옥수수, 빠스바나나 등 만드는 음식마다 아이들과 신랑은 맛있다고 연신 칭찬을 해주었다.
나에게는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같은 소중한 인연들이 있다. 나는 소수의 사람들과 깊은 인연을 주고 받는 편이다. 그래서 시험 준비를 하면서 주말 오후 지인들과 아이들을 집에 초대하기로 했다. 시험 준비도 하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식사대접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였다.
나는 주말 아침부터 지인들을 위해서 시험 메뉴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탕수육, 깐풍기, 홍쇼두부, 울면, 새우볶음밥, 해파리냉채,마파두부,빠스옥수수,빠스고구마 등을 준비했다. 음식 준비로 힘이 들었지만 다 함께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니 힘든 마음이 사라졌다.
약속된 시간이 다가왔고 지인들과 아이들이 우리집에 왔다. 그 날 하루는 아이들과 지인들 모두 내가 만든 요리를 평가해주는 심사위원이 되었다. 마치 흑백요리사에 나왔던 백종원과 안성재처럼 모두 진지하게 내 요리를 맛봐주었다. 지인은 중국집에서 팔아도 될 정도라는 칭찬을 해주기도 했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요리를 해줄 수 있어서 기뻤다. 이런게 요리의 진짜 매력이려나. 우리의 모임은 내가 준비한 음식들로 더욱 풍성해졌다.
시험날 시험종목은 양장피잡채와 새우케찹볶음이였다. 양장피잡채는 중식메뉴 중 가장 어려운 메뉴이다. 손질해야 하는 것들이 많고 채썰고 데치고 볶고 겨자를 발효시켜야 해서 손이 많이 가는 음식 중 하나이다. 중식 시험 준비하는 사람들 중 양장피잡채만은 안 나왔으면 바라는 사람이 많을 정도이다.
처음에 메뉴를 보고 살짝 실망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서 시험에 임하는 수밖에 없었다. 새우케찹볶음에 들어가는 새우는 거의 완벽하게 튀겼다. 이쯤하면 반은 성공이였다. 하지만 양장피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들었다. 계란지단은 엉망이 되었고 시간이 부족해서 재료썰기에도 정성을 들이지 못했다. 그래도 제 시간 안에 제출은 할 수 있었다. 최선을 다했고 그거면 나에게 충분했다. 그리고 나는 운이 좋게 합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