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언어와 고립 – 말이 닿지 않는 벽 앞에서

by 지니어스

나는 영어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 말하고, 듣고, 때로는 농담까지 건넬 수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낯선 자리에서 나는 이상하게도 대화의 가장자리에만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문장은 머릿속에서 완성되는데, 막상 내 차례가 오면 어딘가에서 끊어져버린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것은 언어의 문제일까, 아니면 내 성격 때문일까. 언어가 매끄럽지 않아서 대화에 섞이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본래 내가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성향이라서 뒷자리에 머무는 걸까. 그러나 이 두 가지를 아무리 저울질해도, 정확한 답은 나오지 않는다.

어쩌면 둘 다 맞고, 동시에 둘 다 아닐지도 모른다. 언어의 부족과 성격의 조심스러움은 단지 표면일 뿐, 그 아래에는 더 단단한 이유가 숨어 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이곳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사실. 그 배경만으로도, 나는 이미 이방인으로 자리매김한다.

언어가 벽이라면, 성격은 그 벽을 더 높게 쌓는 그림자다. 그리고 이방인이라는 조건은, 내가 그 벽 바깥에서 서성이는 운명을 설명해준다. 나는 말할 수 있지만, 말로 다 닿지 못한다. 웃을 수 있지만, 그 웃음이 진짜로 공유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럴 때 나는 작은 섬처럼 고립된 기분이 된다.

그러나 그 고립 속에서 배운 것도 있다. 나는 고립된 자리에 앉아 있을 때 비로소 ‘언어의 본질’을 생각하게 되었다. 언어란 단지 소리를 주고받는 기계적인 수단이 아니라, 서로의 세계를 이어주는 다리였다. 그 다리가 건너지지 않는 순간, 나는 세계로부터 떨어져 나갔고, 동시에 나 자신을 더 선명히 자각했다.

나는 여전히 언어와 성격, 그리고 이방인이라는 조건 사이에서 흔들린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그 흔들림 자체가 나의 풍경이고, 내가 써 내려가야 할 언어라는 것을. 벽은 나를 막으면서도, 동시에 내가 넘어야 할 길을 가리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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