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은 오랫동안 승마와 무술과 함께 귀족층의 "세 가지 주요 운동들" 중 하나로 간주되었고, 참전 중인 귀족들의 훈련 중단을 막기 위해서 흔히 무용 교사들이 동반했다. 춤은 펜싱 및 승마 학교들에서 가르쳤고, 17세기 초 귀족층의 자녀들이 군사기술과 궁정 예술에서 유리하게 만들려고 설립한 아카데미들의 정규 교과과정이기도 했다. 춤추기는 이렇듯 펜싱 및 승마술과 마찬가지로 군사기술인 동시에 평화 시의 단련이었고, 일부 움직임들과 훈련 및 육체적 기술에 대한 군기 잡힌 접근방식을 이들과 공유했다.
- <아폴로의 천사들 : 발레의 역사> 1. 춤의 왕들, 프랑스 발레의 고전적 기원, p. 44, 제니퍼 호먼스 지음 -
펜싱과 발레는 프랑스에서 발전을 시켜서
용어가 전부 불어인만큼 겹치는 용어도 몇몇가지가 있다.
* 알롱제 : '길어지다', '연장하다', '늘이다' 의 뜻을 지닌 알롱제는 발레에서는 팔을 아름답고 길게 늘이고, 펜싱에서는 공격 자세로 팔을 뻗는 자세를 말한다.
* 데가제 : '해방된', '벗어난'이라는 뜻을 지닌 데가제는 발레에서는 45도 정도 바닥에서 떨어진 자세이고, 펜싱에서는 상대가 칼을 막거나 준비 중일 때 공격라인을 상대칼 밑쪽으로 바꾸어가며 찌르는 동작이다.
* 꾸페 : '자르다', '베다'를 의미하는 것으로 발레에서는 워킹레그의 무릎을 접은 후 그 발끝이 지탱다리의 복숭아뼈에 터치하는 동작이고, 펜싱에서는 상대의 칼을 위로 넘어 들어가는 공격을 말한다.
* 빠쎄 : '지나가다', '통과하다' 는 뜻을 지닌 빠쎄는 발레에서는 워킹레그로 지탱다리의 무릎까지 쓸듯이 올리는 동작이고, 펜싱에서는 상대방을 찌르다가 빗나갔을때 쓰는 용어이다.
이외에도 1번 포지션 등등이 있다고 한다.
오래전에 함께 발레를 배웠던 분이 펜싱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겹치는 용어가 있어서 오히려 동작수행을 하는데에 힘들었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었다. 펜싱 선생님이 "1번 포지션" 할때마다 자동으로 턴아웃으로 서있고, "알롱제" 할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발레의 아름다운 팔동작과 시선처리를 해서 펜싱 선생님이 "이해가 안되네. (동작을) 이렇게 하면 되는데, 왜 그렇게 하지?"하면서 잔소리를 하셨다고. 그러다가 나중에 그 분이 발레를 오랫동안 배웠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제서야 왜 그렇게 동작수행을 했는지 이해를 하셨다고. 그 뒤부터는 펜싱 선생님이 그 분한테 "발레리나"라고 부르셨단다. 그런데 그 분은 펜싱에 완전히 푹 빠져서 발레학원에 안 나온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