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발레 작품에 녹아있는 덴마크의 휘게 라이프

부르농빌의 작품들

by 아트 서연

발레<콘서바토리>는 덴마크 발레의 아버지 오귀스트 부르농빌이 파리에서 발레 유학을 하던 시절 파리 오페라 발레 학교의 수업 정경을 회상하며 만든 작품이다.

https://youtu.be/eREg3LbAEjs?si=IzQ62gGZ9g96YyBM


<아폴로의 천사들 : 발레의 역사>의 저자 제니퍼 호먼스는 이 작품에 대해 대단히 인습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만큼 부르농빌이 이 작품을 만들었을 때 이미 파리 오페라 발레 학교에서는 사라져버린 춤 스타일을 작품 속에 간직했기 때문이다.

부르농빌의 콘서바토리


부르농빌의 작품들이 대체로 담백하고 소박하고 순수하다. <라 실피드>의 경우는 교훈까지 남기는 작품이다. 작은 것에도 만족하는 북유럽의 정서가 다분히 녹아있다.

https://youtu.be/DGJvn_msuFM?si=_zFlGJy9hc_Pp-Dq



특히 부르농빌은 발레 동작들이 특별히 강조되는 것이 없어야 하며 평등하게 구사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가 안무한 작품들에는 악센트를 주는 동작이나 현란한 테크닉이 없으며 모두 잘게 분해되어 분절된 동작들을 물 흐르듯이 연속성 있게 추는 잔스텝과 잦은 도약으로 이루어져 있다. 부르농빌의 발레에 덴마크의 휘게 라이프가 녹아 있는 것이다.

https://youtu.be/-Zod7iwMzYE?si=-TzR-QG7_FpAFWtz



부르농빌은 회전에 약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현란하고 화려한 회전동작이 많이 있지는 않다. 대신에 그는 작품 속에 그의 주특기였던 발스텝과 도약, 점프 동작들을 많이 넣었다. 현란한 회전 동작이 별로 없다고 해서 그의 작품들이 쉬운 것은 아니다. 잘게 쪼개진 잔스텝들과 도약, 점프 동작들을 끊어지지 않으면서 리듬감이 느껴지게 깃털처럼 가볍게 춰야하는 부르농빌 스타일은 고난이도의 발레 테크닉에 속하며 무용수들의 근력이 매우 중요하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부르농빌은 덴마크에 발레를 뿌리내리게 했을 뿐만 아니라 당시 발레 무용수들의 사회적으로 낮은 신분으로 인해 생활이 어려웠던 무용수들의 환경에 관심을 가졌다. 특히 당시 사회에 만연했었던(특히 프랑스) 발레리나들을 코르티잔으로 보는 것에 분개했으며 직업 무용수로서 자부심을 가지도록 독려했다. 발레 무용수들의 복지에도 신경을 써서 제도화하도록 최선을 다했다. 덴마크에서 부르농빌이 오래도록 존경을 받았던 이유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발레 갈라 공연, 콩쿠르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