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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 서연 11시간전

나를 돌아보게 하는 "발레 해부학"

윤작가님의 <바른 발레 생활>

취미 발레계에서 아주 유명하신 윤지영 작가님의 <바른 발레 생활> 글로 배울 수 있는 발레 해부학이다. 사실 발레 해부학을 글로만 배우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일반적인 발레 클래스인 그룹 수업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7~8명 정도의 인원들이 수업을 받는 그룹 수업에서 선생님이 수강생들에게 일일이 각각의 몸의 사용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것은 개인 레슨의 영역이다. 내 몸의 사용법을 정확히 알고 싶다면 개인 레슨을 받아야 한다. 1:1 레슨에서 나의 신체구조, 내가 할 수 있는 턴아웃의 범위, 발레 동작을 할 때에 근육과 관절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법을 배우면서 기본기를 다질 수 있다.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취미 발레 7년차인 나는 그 동안 그룹 수업과 공연을 위한 작품반, 약간의 베리에이션을 배웠다. 개인 레슨을 받을까 수없이 고민했지만 차마 신랑한테 "나 개인 레슨도 받고 싶어."라고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내가 취미로 발레를 배우는 것에 그 동안 묵묵히 지지해주고 지원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기에 개인 레슨에 대한 생각은 접었다.


그래도 머리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궁금증과 호기심은 떨칠 수 없었다. 발레 클래스에서 구분하여 진행되는 매트 스트레칭과 바 워크, 센터 워크는 서로 어떤 연관성을 지니고 있을까에 대해서 물음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도 바 동작이 춤으로 연결되는 앙셴느망을 배우는 센터 워크는 초보자라도 바 워크가 센터 워크로 연결되는 것을 금세 눈치챌 수 있다. 그렇다면 매트 스트레칭과 바 워크와의 연관성은? 운동에 대한 감각이 있으신 분들을 제외하고는 그 연결고리를 제대로 알기란 힘들다.


여기에 대해서 윤작가님은 복잡한 기계를 능가하는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는 인간의 몸을 제대로 된 사용 설명서를 읽지 않고 사용한다면 부상이라는 심각한 경고등이 켜진다고 말한다. 즉 이 책은 윤작가님이 개인적으로 겪었던 발레 경험을 쓴 책으로 발레를 배우면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심각한 부상을 입고 수술 후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깊이 고민하고 연구한 발레 해부학이 담긴 에세이이다. 윤작가님의 발레 에세이에서 가장 빛나는 등장 인물은 바로 발레계의 간달프 쌤 최세영 선생님이다. 책에서 간달프 쌤은 발레 동작에서 가장 중요하게 쓰이는 엉덩 관절과 모음근과 같은 근육, 골반중립, 골반회전각, 중심이동 등을 강조하면서 눈에 보이는 현상에만 급급하지 말고 발레 동작의 근본적인 원리를 중요시할 것을 조언한다.


그렇다면 발레는 스포츠인가? 예술인가? 이런 궁금증도 생길 법하다. 발레계의 간달프 쌤은 책에서 몸에 대한 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고 난 후에 음악을 느끼며 진짜 춤을 추는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맞다고 조언한다. 신체를 올바르게 사용함으로써 부상도 막고, 효율성도 높여야 진짜 춤을 췄을 때 이상적인 라인이 나온다는 것이다. 더불어 음악을 표현하는 폴드브라 포지션을 적절하게 배분해야 전체적으로 동작이 꽉 차 보이면서 밸런스가 맞고 춤이 부드럽게 보인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윤작가님의 발레 오답노트와 간달프 쌤의 주옥같은 조언들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있다. 느낌적 느낌으로 그저 춤을 겉모양으로 흉내내는 것이 아닌 나를 점검하게 만든 책으로 그 동안 궁금했던 발레 동작 메커니즘에 대해서 어느 정도 해소했다. 열정이 식어야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듯이 발레도 똑같은 것 같다. 발레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이 가라앉으니 나름 발레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통찰력을 갖추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눈에 보이는 현란함보다는 건강하게 발레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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