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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 서연 Sep 16. 2023

어쩌다 발레를 배우다...07

드디어 개구리가 되었어요

Barre 동작 순서가 ‘워밍업’, ‘플리에’에서 ‘그랑바트망’까지 근육과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동작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순서가 설계되어 있듯이 매트 스트레칭 역시 Barre 동작에서 쓰일 관절과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늘려주면서 단련하고 강화할 수 있도록 순서가 효과적으로 짜여져 있다.  

   

이러한 스트레칭은 사실 발레 뿐만 아니라 모든 운동의 첫 번째 과정이다. 요가, 헬스 등의 다른 운동 분야에서도 스트레칭을 중요시한다. 신체 부위의 근육이나 인대를 늘이는 스트레칭은 관절의 가동 범위를 증가시키고, 유연성 유지 및 향상은 물론 부상 예방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발레에서 매트 스트레칭의 첫 번째 순서는 바로 ‘포인 플렉스’이다. ‘포인’과 ‘플렉스’로 발목을 풀어줌과 동시에 발목의 힘을 강화시킨다. ‘포인’ 또는 ‘플렉스’를 한 상태에서 골반을 부드럽게 만들고 회전력을 높이기 위해 허벅지부터 발끝까지 턴아웃을 하면서 ‘앙디올(외회전)’과 ‘앙드당(내회전)’을 하는 동작도 언제나 빼놓지 않고 한다. 그런 다음 폴드브라 ‘앙오’ 자세에서 ‘포인’ 또는 ‘플렉스’를 한 발끝까지 상체가 하체에 닿도록 천천히 내려가는 하체 스트레칭을 하는데, 이 동작은 허리를 길게 써야 한다. 하체 스트레칭은 허벅지의 뒷 근육을 유연하게 늘려주면서 강화해준다.      


    발레 스트레칭에서도 요가에서처럼 나비자세가 있다. 사실 모든 운동 종목의 스트레칭이 거의 비슷하다. 나비자세로 상체를 숙이는 스트레칭은 골반과 힙의 긴장되었던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그런 다음 나비 자세에서 한 쪽 다리만 펼치고 옆구리 스트레칭을 한다. 반대쪽도 반복한다.

https://naver.me/GieQfLRS


이 스트레칭이 끝나고 나면 드디어 일명 ‘다리찟기‘를 한다. 정식명칭은 ’사이드 스플릿‘으로 ’사이드 스트레칭‘이라고도 하며 ’골반 스트레칭‘이라고도 부른다. 양다리를 최대한 양옆으로 벌리고 등을 곧게 세운 다음 무릎이 안쪽으로 말리지 않게 최대한 바깥쪽으로 돌리면서 턴 아웃을 하고 발끝은 포인을 한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사이드 스플릿 일명 다리 찢기


그리고 나서 양팔을 양옆으로 쭉 뻗고 한쪽 팔을 큰 포물선을 그리듯이 상체를 반대쪽으로 내린다. 이때 허리를 최대한 길게 늘린다는 느낌으로 해야 하며 상체가 앞으로 기울어지지 않게 주의를 하고 팔꿈치도 턴 아웃을 해야 한다. 반대쪽도 반복한다. 이 동작은 옆구리 군살의 제거에 효과가 있으며 복근과 허벅지 안쪽 근육을 강화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발레 스트레칭‘하면 곧바로 떠올리는 대표적인 ’발레 스트레칭‘이기도 하다.

사진 출처 : <발레 피트니스>, 박현선 지음, p.93


그런 다음 사이드 스플릿 상태에서 상체를 앞으로 숙인다. 최소 25초 이상 이 자세를 유지한 다음 고관절을 돌려서 개구리 자세로 넘어간다.

https://naver.me/FKOkNrIl


사진 출처 : 네이버, 개구리 자세 (마름모)

    

모든 운동은 고관절의 움직임을 필요로 한다. 요가, 헬스에서도 개구리 자세 스트레칭을 하는데 개구리 자세의 효과는 고관절과 골반의 유연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발레에서 ’개구리 자세‘를 하는 이유도 이런 점에서다.      


그러나 발레에서 ’개구리 자세‘를 하는 데에는 조금 더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발레의 기본으로 가장 중요한 ’턴아웃‘ 때문이다. ’개구리 자세‘를 하면서 골반을 여는 연습을 해야 턴 아웃을 잘 할 수 있다. 턴 아웃을 잘 할 수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알 수 있는 척도는 개구리 자세를 했을 때에 자신의 골반이 바닥에 닿는지 아니면 바닥에서 뜨는지를 보면 된다. 골반이 바닥에서 뜨는 이유는 골반이 안으로 말려 있기 때문이며 이런 경우는 발레를 할 때에 턴 아웃이 잘 안되기 때문에 개구리 자세를 자주 하면서 골반이 열리도록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무용 시간에 개구리 자세를 할 때에 성인반의 경우는 선생님들이 힙을 살살 눌러준다. 힙을 살살 눌렀음에도 말로 표현하기가 힘든 묘한 고통이 느껴진다. 그래도 성인반이기 때문에 발레 선생님들은 엄청난 자비심을 보인다. 성인반의 경우 이러한 고통을 살살 겪게만 하거나 힙을 눌러주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부상이 생길 수도 있어서이다.      


전공반 학생들의 경우는 천사 같았던 선생님들이 인격을 바꿔(?) 고강도로 개구리 자세를 훈련 시킨다. 마름모로 개구리 자세를 하는 것보다 더 힘든 직각 개구리 자세를 시키는 것은 기본이고 힙을 인정사정없이 누르거나 양무릎을 같은 전공반 학생들끼리 서로 눌러주도록 개구리 스트레칭을 살벌하게 시킨다. 매우 엄격한 발레 선생님들은 전공반 학생들에게 직각 개구리 자세를 하도록 지시하고는 1시간 이상씩 버티게 한다고 한다.

사진 출처 : 네이버, 개구리 자세 (직각)


https://naver.me/GJEbLGZp


이처럼 발레 선생님들이 전공반 학생들을 엄격하게 개구리 스트레칭을 시키는 이유는 ’개구리 자세‘가 턴 아웃‘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골반이 열려야 턴 아웃이 잘 되고, 골반이 열리기 위해서는 개구리 스트레칭이 필수다.      


발레 스트레칭에서 이렇게 중요한 ’개구리 자세‘를 하기 위해서 매트 스트레칭은 처음부터 발목과 하체, 고관절을 스트레칭하면서 부드럽게 풀어주는 순서로 하고 있다. 이렇게 스트레칭을 하고 개구리 스트레칭을 해야 다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사이드 스플릿에서 고관절을 돌려서 개구리 자세로 넘어가는 데에는 발레에 입문한 날로부터 무려 1년 이상이나 걸렸다. 발레를 배우기 전에는 운동을 거의 배운 적이 없어서 근육과 관절이 모두 뻣뻣한 상태였기 때문에 운동 신경이 좋으신 분들보다 훨씬 오래 걸렸다. 그래도 1년이나 걸렸어도 고관절을 돌려서 개구리 자세로 넘어간 것이 어디인가! 1년 동안 주 3회 발레 수업을 열심히 받으면서 집에서도 스트레칭을 빼먹지 않고 노력한 결과물이었다.     


어느덧 발레학원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유명 인사(?)가 되어 있었다. 그 사이에 성인반 클래스의 레벨이 더 세분화되어 나는 1. 5레벨(초중급반)의 수업을 받고 있었는데, 이제 새로 등록한 성인반 회원분들이 원장님께 “제가 뻣뻣해서요.”, “제가 유연하지가 않아서요. 발레를 할 수 있을까요?”하고 물을 때마다 원장님이 내 이야기를 하셨다고 한다. 나중에 학원 발표회 연습을 하기 위해 무용실에 다 같이 모인 날 서로 인사를 나눴을 때 “아! 원장님이 말씀하셨던 분이군요. 말씀 많이 들었어요. 엄청 유연해지셨다구요.”하는 인사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사이드 스트레칭과 개구리 자세 완벽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골반이 말려 있어서이다. 내가 사이드 스플릿을 할 때에 다리의 각도가 160~170도 사이 정도 되는 것 같다. 골반이 말려 있기 때문에 완벽하게 180도가 되지 못한다. 고관절을 돌려서 개구리 자세로 넘어간 후에도 나의 골반은 려있기 때문에 바닥에서 떠 있다. 그래서 나의 신체구조에 맞게 골반이 열리게 하려고 차라리 마름모로 접은 다리를 바닥에서 뜨게 하고 골반은 가능한한 바닥에 닿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참고문헌 : <발레 피트니스>, 박현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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