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처럼 반짝반짝 팅커벨같은 발레작품"

파리오페라발레단 <크리스탈 왕궁, Le Palais de Cristal>

by 아트 서연

Jun 10. 2025

<크리스탈 왕궁, Le Palais de Cristal>

안무 : 조지 발란신

음악 : 조르주 비제의 <교향곡 C장조> 총 4악장

의상 : 레오노러 피니

초연 : 파리오페라발레단, 1947년 7월 28일

작품 구성 :

1악장 Allegro vivo(빠르고 생기있게) : 레드

2악장 Adagio(느리게) : 블루

3악장 Scherzo: Allegro vivace, Trio

(빠르면서도 장난끼 넘치고 생기있게) : 그린

4악장 Allegro vivace(빠르고 생기있게) : 화이트 컬러, 4악장 후반부부터는 출연자들이 모두 등장해 오케스트라 투티처럼 대미를 장식한다.

출연 무용수들 :

주연 : '남녀 2인 1조'이고 총 4커플

조연 : '남녀 2인 1조'로 각 악장별로 두 커플씩 등장,

총 16명

코르 드 발레 (군무)

이미 미국에 터를 잡았던 안무가 조지 발란신은 1947년에 파리오페라극장의 객원안무가로 초빙받았다. 당시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예술감독이었던 세르주 리파가 나치에 협력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발레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되었고, 자리가 공석이 되자 발레단측에서는 발란신에게 객원 안무가로 와달라고 요청을 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전 예술감독의 복직을 주장하는 지지자들이 있어서 발란신이 객원안무가로 활동하기에 상황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어쨌든 발란신은 약 반년간 파리오페라발레단의 객원안무가로 활동하면서 주옥같은 작품들을 창작했다. 지금 소개할 발레작품 <크리스탈 왕궁, Le Palais de Cristal>도 재임기간 중에 안무한 작품이다. 파리오페라발레단을 위해서 만드는 작품이다보니 발란신은 음악도 프랑스와 연관이 있는 음악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해서 프랑스 작곡가 조르주 비제의 <교향곡 C장조>가 발레음악으로 선택되었다.

원래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크리스탈 요정들이 등장하는 발레대본이 있었지만 발란신은 그냥 레드, 블루, 그린, 화이트 컬러의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총 4악장으로 구성된 교향곡에서 차례대로 등장하는 것으로 안무를 만들었다. 각 의상의 색깔별로 각각의 악장에 배치한 것인데, 1악장 Allegro vivo(빠르고 생기있게)는 레드, 2악장 Adagio(느리게)는 블루, 3악장 Scherzo: Allegro vivace, Trio(빠르면서도 장난끼 넘치고 생기있게)는 그린, 4악장 Allegro vivace(빠르고 생기있게)는 화이트 컬러의 무용의상을 배치했다. 결국 신고전주의 발레의 창시자 조지 발란신다운 작품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해당 악장에 해당 컬러의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차례대로 등장하고 퇴장하면서 음악의 느낌을 춤과 컬러로 표현하는 무척 러블리한 발레작품으로 탄생되었다. 각각의 컬러에 촘촘히 박힌 반짝반짝 빛나는 크리스탈 튜튜를 입은 발레리나들의 모습은 흡사 팅커벨을 보는 것처럼 사랑스럽다. 발레리노들도 등장하지만 애초에 발레리나들을 요정으로 만들기 위한 안무가의 의도를 느낄 수 있다. 정말 블링블링하고 사랑스럽고 예쁜 발레작품으로 훗날 뉴욕시티발레단을 위해 창작한 발레 <주얼스>의 초안이 된 작품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후 이 작품은 로열데니쉬 발레단, 라 스칼라 발레단, 함부르크 발레단, 빈국립발레단 등에서 <Symphony in C>라는 제목으로 공연되고 있다.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는 여전히 <크리스탈 왕궁, Le Palais de Cristal>이라는 제목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