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우스 프티파 버전
마리우스 프티파 버전
안무 : 마리우스 프티파
재안무 : 아그리피나 바가노바
음악 : 세자르 푸니, 리카리도 드리고
원작 : 빅토르 위고
초연 : 러시아 황실극장, 1886년
쥘 페로가 마리우스 프티파보다 먼저 에스메랄다 전막발레를 만들었지만 현재 전해지는 것은 프티파의 안무를 아그리피나 바가노바가 재안무한 버전이다. 프티파가 세르반테스의 소설에 등장하는 '바실리오와 키테리아의 결혼 에피소드'만 차용해서 발레 <돈키호테>를 창조했듯이 <라 에스메랄다>도 마찬가지이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매혹적인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중심으로 전막발레를 창작했다. 따라서 발레 <돈키호테>에서 정작 돈키호테는 비중이 무척 적은 엑스트라 수준인 것처럼 <라 에스메랄다>에서도 성당의 종지기인 콰지모도의 존재감은 거의 없다.
중세시대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발레작품의 원작은 자유분방하면서도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에스메랄다에게 푹 빠져 속세와 신앙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부주교 크롤드 프롤로, 흉칙한 외모를 지녔으나 순수한 영혼을 지닌 노트르담 성당의 종지기인 콰지모도, 바람둥이 위선자로서 하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페뷔스 드 샤토페르가 등장하면서 사랑과 질투, 탐욕과 증오심 등 다양한 인간군상의 심리를 담아낸 소설이다. 하지만 전막발레에서는 고난이도의 발레 테크닉을 나열하기 위한 발레 음악과 보여주기 식의 발레 테크닉 때문에 원작에서 전달하는 이러한 섬세한 필치를 전혀 느낄 수 없다.
이 작품을 작곡한 세자르 푸니는 고전발레를 열렬히 좋아하는 애호가들에게는 익숙한 작곡가이다. 푸니의 음악이 발레 클래스 음악으로도 편곡되어서 취미 발레인들에게도 익숙한 작곡가로 대표작으로는 <파라오의 딸>, <라 에스메랄다>가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무용스텝과 안무에 맞춰 작곡을 했기 때문에 음악이 지루한 단점이 있다. <라 에스메랄다>에서는 유일하게 '다이애나와 악테온'의 파드 되 음악만 귀에 꽂힐 정도로 이 작품의 음악이 오늘날의 애호가들에게는 큰 매력을 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파라오의 딸>을 비롯한 <라 에스메랄다>는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무척 낯설고, 그나마 <라 에스메랄다> 중에서 '다이애나와 악테온 파드 되'만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푸니의 작품은 나름의 가치가 있다. 음악이 튀지 않는 덕분에 클래식 발레테크닉을 집중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어려운 발레 테크닉이 작품 전반에 걸쳐서 나오기 때문에 이 작품에 출연하는 무용수들은 주역이든 군무이든 자신이 가진 기량을 최대한 뽑아서 관객에게 보여줘야 한다. 발레단원들의 기량이 안 되면 이 작품을 출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발레 테크닉들이 집중 포화되어 나온다.
이후 20세기에 들어 롤랑 프티가 또다시 빅토르 위고의 원작에 도전했다. 확실히 작품을 극적으로 이끌고 나가는 힘은 롤랑 프티가 세자르 푸니 &마리우스 프티파보다 훨씬 한 수 위다. 덕분에 프티의 작품은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감상하게 된다.
하지만 프티의 작품이 오늘날에 감상하기에도 매혹적인 것처럼 유물처럼 보이는 <라 에스메랄다>도 여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푸니의 선율 위에 펼쳐진 발레 테크닉 덕분에 발레가 발전해왔고 이러한 발레 테크닉이 차이코프스키의 발레작품으로도 연결, 이후에는 발레 테크닉을 기반으로 창의적인 안무가 쏟아져 나왔기 때문에 전막 발레 자체는 지루해서 몇 번 나눠서 봤을지라도 감상하는 동안에는 그 시간 속에서 가치를 찾아가며 감상했다.
https://youtu.be/4-ebVFpWzXI?si=X43QzKNYuJIz7iUe
https://youtu.be/Cf4fQzxPFlQ?si=ktAPD9WWUFfJntq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