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피센트나 크루엘라가 재평가 되는 이유는 디즈니의 진취성을 보여줬고, 현대적 관점에서 동화를 완전히 재해석했기 때문이다.
배척되어 왔던 악당들의 사연을 심도 있게 풀어내면서, 과연 우리가 어렸을 때 악이라 생각했던 게 정말 악이었을까? 그들도 우리와 같은 부분이 있지는 않을까? 와같은 주제 의식을 던지며, 생각의 폭을 넓혀주었다.
디즈니 실사화의 중심엔 주인공이 아닌 그 주변 인물들이 조금 씩 부각된 경우가 있었으며 대표적으로 알라딘의.자스민 공주가 그 예시이다.
원작에선 자파에게 팔려가는 불쌍한 여공주 정도로 그려졌지만, 실사화를 통해 자파에 저항해 투지를 불태우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 입체성을 다져갔다.
한마디로 실사화의 의의란 우리가 어렸을 적 봐왔던 만화엔 다른 면이 존재하진 않을까? 라는 물음을 던지는 것이거나, 원작의 높은 싱크로율을 통해 팬들을 만족시키는 것 둘 중 하나에 있다.
첫번째 예시를 잘 보여준 것이 크루엘라와 말레피센트 그리고 알라딘 정도라면
두번째 예시를 잘 보여준 것은 라이언킹 미녀와 야수 정도 등이 있을 것이다.
인어공주 실사화는 이 두가지 의의중 어떤 것도 충족시켜주지 않는다.
할리베일리의 캐스팅으로 관객들의 비난을 샀던 것에 비해 원작에서 크게 바뀐 것이 없기 때문이다.
대체 이번 실사 인어공주 영화에서 에리얼은 원작과는 다른 어떤 입체성을 보여주었는가?
왕자를 그리워하는 소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디즈니가 지겹도록 그려온 여성상을 백인에서 흑인으로 바꾼 건데 이게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건가?
물론 이것을 연기한 할리베일리의 연기는 매우 좋았다.
part of your world를 부르는 장면에선 진심이 느껴졌고 감정선도 매우 섬세하게 표현했다고 생각된다.
근데 그게 할리베일리가 연기를 잘한 거지 디즈니는 그 옛날 인어공주에서 표현한 여성의 모습을 1도 바꾸지 않았다.
이는 왕자 역시 마찬 가지인데, 왕자또한 과거 인어공주에서 그린 그 모습 그대로이며 입체적이지 못하다.
"내사랑 어디에 있나요!!!"
영화 내내 이 말만 외쳐대는 여미새 정도이다.
짱구는 못말려 폭풍을 부르는 불고기로드에 나오는 트럭 운전수 아저씨가 이거보담 입체적이겠다.
인물들에게서 어떤 입체성을 찾아 볼 수 없는 건 마녀 우르슬라나 트라이튼 왕도 마찬가지이다.
앞전에 언급했지만 이들도 배우들의 연기에는 문제가 없다.
오히려 이런 배우들에게 너무나도 평면적인 역할이 아까울 따름이다.
생각해보자
애리얼의 인종만 바꾸고
"니들이 여태껏 봐온 인어공주하고 다르지? 우린 이만큼 진취적이야"
라고 말하는 것과
싱크로율은 그대로 가져가지만 내용을 재해석한 뒤
"니들이 여태껏 봐온 인어공주하고 다르지? 우린 이만큼 진취적이야"
라고 말하는 것 중 어떤 게 더 설득력있을까?
인종을 바꾼 다고 그게 진취적이라고 생각한 디즈니, 당신들이 더 편협하고 악독한 겁니다.
인종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캐릭터가 실제로 입체성을 지니고 살아나 현대에 맞게 재해석되는 걸 원할 뿐입니다.
저는 할리베일리의 인어공주도 나름 호감이었습니다.
근데 이딴 식으로 평면적으로 만들거면 왜 그리 난리를 피우셨나요?
한 가지 더 말하자면 요즘 디즈니는 한 장면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주입하려는 느낌이 강하다.
디즈니는 과거부터 아이들에게 특정 사상을 강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실사화에 들어서면서 부터 디즈니는 본인들만의 생각을 관객에게 주입하려드는데,
대표적느로 피노키오의 실사화가 그 예시이다.
피노키오는 인형이 양심에 따라사는 것이 인간다워지는 것이란 걸 깨닫고 인간으로 거듭나는 이야기인데, 사실 이건 매우 당연한 상식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전한 것으로 매우 교육적이고 건전한 애니메이션이었다.
즉 본인들의 사상을 주입하기 보단 사람으로서 지켜야할 행실에 대해 알려준 교육적인 만화에 가까웠다.
그러나 실사화는 양심에 따라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는 저 멀리 던져버리고, 때에 따라 거짓말도 해야한다는 이 말도 안되는 메시지를 대사로 말하지 않나,
대뜸 요정의 입으로 겉모습은 중요하지 않아 라는 본인들의 사상을 주입시키고 있다.
그리곤 결국 인간이 되지 못한 피노키오가 제페토와 걸어가는 모습을 끝으로 겉모습은 중요하지 않다는 사상을 그대로 주입하면서 마무리 된다.
이는 인어공주실사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마지막에 트라이튼 왕이 에리얼을 떠나보내면서,
"나에게 뜻을 전하기 위해 목소리를 잃을 필욘 없단다. 우린 너의 목소릴 들을 거야"
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 데,
그 뒤로 여러 인종의 인어들이 나온다.
이는 마치 우리는 모든 인종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디즈니의 선포로 보이는데, 여태까지 나온 인어공주의 이야기와 지금 이 장면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영화의 맥락상 맞나??????
많은 인종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디즈니는 왜 이제 와서 이 영화의 캐스팅을 부정하는 이들을 무시하고 편협한 사람으로 몰아낸 걸까?
이것은 빌드없이 메시지만 주입하는 디즈니의 악질적인 행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라 생각한다.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 정하고 영화를 만드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악당이라 생각한 이들이 정말로 악하기만 할까?
라는 질문이 영화 크루엘라와 말레피센트를 만들었다.
인어공주엔 그 어떤 질문도 없다..
그저
우리가 알던 인어공주가 흑인이라면??
이라는 어그로만 있을 뿐이다.
흑인이면 뭐 어때서, 그게 뭐가 특별한 건데 디즈니 당신들이 무슨 흑인을 캐스팅하는게 특별하고 이상한 거라는 인식을 은연중에 하니깐 그 어떤 논의도 나오지 않는 겁니다.
차라리 우르슬라가 정말 완전한 악일까?
트라이튼은 정말 선하게 왕이 된걸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에리얼이 트라이튼의 과거 과오를 깨닫고 아버지의 과오를 고쳐가며 인간들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에릭과 만나고 트라이튼의 과오로 인해 상처입은 우르슬라를 위로한 뒤 바다왕국의 평화를 이륙하면서 여왕이 되는 이야기면
이게 재해석이 되는 거다.
원작에 인종만 바꾼다고 재해석이 되는.게 아니라
질문은 없고 본인들의 똥꼬집만으로 영화를 만드니 영화가 이러는 거다.
본인들이 이야기 만들 능력은 없는데 장난감이나 긋즈는 어떻게 해서는 팔아먹어야 하니깐, 인종갖고 장난치는 거지,
이게 어딜봐서 재해석이냐?
암튼.이런 가식은 그만 부리고 시나리오를 쓰고 기획할때 머릿 속에서 질문을 해버고 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