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2

고집 / 꿈

by 장은혁

나는 고집이 세다. 지금 글을 뭐라고 써야 할지 좀 생각이 들었던 게 내 고집에 대한 말이다. 늘어지며 매달리는 것이라고 할까. 어렸을 때도 어렴풋이 생각해 보면 무엇을 가지고 싶거나 무엇을 하고 싶다고 때를 쓴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우리 아빠가 고집이 센 어떤, 그러니까 꺾일 만한데도 자기를 꺾으면서 포기하지 않는 이상하게 센 고집을, 아마도 어떤 아저씨들이 많이들 가지고 있는, 일생껏 빚어진 인생의 고집을 가지고 있다. 지하철에서 아저씨들의 표정을 보면 굳은 표정에 어떤 타협하지 않고 주장할 무언가를 담은 얼굴들을 가지고 있다. 우리 아빠는 유난히, 유들유들해서 더 깨지지 않는 요상하게 단단한 고집을 가지고 있다. 내 입장에서는 어떤 이기심이라고도 이야기할 수도 있다. 다만 '내 입장에서'라고 언급한 까닭은 직조되기까지의 어떤 다져짐과 굳어짐의 시간들이 어렴풋이 예상되어서일까. 손전등으로 우물의 깊이는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손전등이 비치는 것보다 깊다는 사실은 알 수 있다. 솔직히 원망하는 마음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아니, 그래서 우물에 다이빙할 자신이 없는 것일까. 아무튼 이 아빠의 우물물과는 거리를 좀 두어야만 서로가 편안할 것 같다.

나의 고집은 어떤 고집일까. 생각해 본 적 없긴 하다. 지금 생각나는 건 과한 독립적 성향일까. 그걸로 엄마에게도 한 번 마음을 할퀸 적이 있다. 아직도 내 독립적인, 어쩌면 독선적이기까지 한 성향을 벗어나는 것은 두렵다고 해야 할까, 뭐랄까 아무튼 내 일부가 되었다. 이건 고집이 아니지 않나. 아니 이것까지 고집일 수도 있다. 내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서 내 성향을 보존하려는 고집. 아니 나 자신을 인정하는 건 고집이 아니잖아. 아 모르겠다.





그냥 생각 없이 적는 글. 진작에 이렇게 썼어야 했는데, 넘어질 용기가 없는 비대한 자아를 가진 나였다. 뭐, 앞으로 다시, 하면 되는 거다. 가볍게 말했지만 가벼운 결심으로, 가벼운 발언과 가벼운 실패로 또 끝나고 싶지는 않다. 글쓰기를 좋아한다고 하면서, 과거의 선언과 이렇게 빠르고 쉽게 동떨어져버리는 나는 내가 벗어나고 싶은 나다. 그저 내가 되기 싫은 나와 함께 빛나야 한다. 내가 되기 싫은 나와 함께, 꿈의 실현된 일부를 가지고 가자. 꿈이 되자.


시도를 포기하는 것은 내가 되고 싶은 내가 아니다. 자포자기와 함께 단 한 번의 성공을 꿈꾸는 나는 포기하지는 않고 싶다. 아 그러니까 남을 향한 걸음을 포기하지 않는 게 내가 내 독립성에 대한 고집에서 하고 싶은 말이었던 거다. 그게 우물물이 되었든, 내 꿈이 되었든, 독립적인 나만의 성에서 타인의 세계에 여정을 떠나는 것이든, 현실적인 요구들을 해결하는 마음 무거운 일이든 간에 말이다. 마지막은 좀 힘들긴 하다. 포기하지는 말자. 아주 힘들면 잠시 뒷걸음질 쳐 끝나지 않을 인생에 대한 지독하게 찐득한 회한을 가지자. 그게 너의 꿈의 깊이니까.





글을 수정하는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 물론 오타랑 문법은 지킬 거다.






오늘의 노래

멀어지다 - nell

나는 과거의 내가 글로 적었던 나 자신이 아니었다. 다만 일부를 품은 채로 사는 사람이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