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나...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축하한다니.. 2주 전쯤 도착한 알림을 이제서야 보게되었다.
첫 번째 지원하는 거라 설마 한 번에 합격하겠어.. 라는 생각도 있었고, 왠지 합격할 수도 있을 것 같아...라는 두 가지 생각을 번갈아 하고 있었던 참이다.
5일 이내로 결과가 통보된다기에, 5일정도 지나고부터 매일 메일함을 들락날락했다. 기대하던 메일을 읽지 못한 시간이 2주 정도 지나니, 슬슬 나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그래. 내가 매일 글을 쓰고는 있지만 아직 작가가 되기에는 부족한 실력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브런치는 나와 맞지 않는 곳인가보다.. 스스로 북치고 장구치고 있는 때에, 우연히 브런치 합격한 어느 분의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알림에 축하한다는 글이 있는데, 자신이 작가된거 맞느냐고 묻는 그의 이야기에 나도 한번 들어와 확인해보았더니 내게도 알림이 와있었다.
프로필을 설정하며 알게 되었다. 신청한 다음날 선정 메일이 왔었는데, 내가 자주쓰는 메일이 아니라 몰랐던 것이다. 2주나 지나서 합격 소식을 알게 되었지만.. 원하고 바라던 결과라 기쁘다. 합격했다는 데에 큰 의미를 둔다.
매일 글을 쓰고는 있지만 그동안 브런치에는 선뜻 신청버튼이 눌러지지 않았다. 왠지 책을 출간하기 위한 전단계라는 생각에, 그리고 책을 쓰는 과정이 그냥 글을 쓰는 것과는 또 다를 것 같다는 두려움에 그랬던 것 같다.
물론, 지금도 그런 생각은 변함이 없지만.. 글을 쓰는 것이 점점 재미있어진다. 그래서 브런치 지원 신청도 해보고싶은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책을 쓰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아니더라도 나의 기록이 하나씩 쌓여간다는 느낌이 참 좋다.
기록하지 않으면 많은 것들이 휘발되는데, 기록하면 마음 속에 새길 수 있다. 게다가 기록을 하는 과정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도 떠오를 때가 있는데, 경험한 것들에 좀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 좋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마음이 움직여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이 과정이 짜릿하고 흥미롭다. 돌아보면 내 인생은 늘 그랬다. 특정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향해 열심히 달려갈 때보다, 마음이 먼저 움직여 무언가 하고싶어 지는 상태가 될 때 더 좋은 결과가 많았다.
브런치에 합격한 것도 기쁘고, 브런치에 지원신청 버튼을 눌렀던 그날의 기쁨도 함께 몰려온다. 매일 글을 쓰다보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 책을 펴내지 않았어도 작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날이 오는구나 싶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