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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글이 Aug 29. 2024

삶의 저항


삶에 저항하지 말고 함께 가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라는 책의 문장을 보며 생각해본다. 


무언가에 저항해본 적은 없으니, 그럼 나는 삶과 함께 가는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좋은 게 좋은 거라 생각하고, 대부분 주어지는 환경에 순순히 따르는 편이니 말이다. 


저항이라는 단어. 나와 어울리지 않다 생각하며 살았다. 저항은 저항시인이란 단어도 떠오르고.. 왠지 강한 느낌이다. 무언가 부당한 무엇에 맞서 싸운다는 뜻이기에 살면서 그런 적이 있었나 싶다. 


비교적 무난한 삶을 살았기에 저항일 일도 특별히 없었지만, 생각해보면 소극적인 저항은 많이 하며 살아온 것 같다. 변화하지 않기 위한 몸부림. 보여주기 싫은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저항. 이건 그 누구보다 기를 쓰고 애쓰면서 지냈다.


내 자신을 마주하면서부터 흐르는대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물처럼 유연하게 살려면 무언가에 걸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바위나 돌에 걸려도 부딪혀 부러지거나 막혀 고여있지 않고 물은 계속 흐른다. 형태를 바꾸고 방향을 바꾸며 그렇게 유연하게 대처한다. 


원치않는 상황, 어려움, 좌절의 순간들을 살면서 반드시 겪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유연하게 대응하려면 소극적인 저항으로 몸부림치느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진짜 나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 자유롭고 유연한 삶의 기본이라 할 수 있겠다. 잘난 나만 데리고 사는 게 아니라, 못난 나도 같이 껴안고 갈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이 필요하다. 그래야 내 삶과 함께 갈 수 있다. 


산에 올라가다 쓰러져있는 나무들을 보았다. 보기에는 좋지 않았지만 멀리서보면 자연은 그 자체로 조화롭고 아름답게 보였다. 쓰러진 나무들까지도 아름답다고.. 굳이 꾸며 말하지 않아도 된다. 그 몇 그루의 나무가 산의 전제적인 모습을 전혀 해치지 않는 것처럼.. 나 역시 내가 가진 장점이 단점을 덮어주면 된다.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은 나니까. 좋은 점에 집중하되, 못난 부분은 있는 있는 그대로 보일 수 있는 용기를 내보자. 단점을 드러내지 않기위해 그동안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 내게 닥친 일, 힘듦 자체보다 내가 나를 방어하다 지친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고 말이다. 좀더 장점에 집중하며 살자.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부족한 부분이 커버될 것이다. 자연의 모습처럼. 


앞으로의 삶에서는 더이상 소극적인 저항을 하느라 진을 빼지 않을 것이다. 그저 상황에 잘 적응하는 것만이 함께하는 삶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내 진짜 삶을 적극적으로 함께 하려면 드러내고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나라는 사람의 전부를 온전히 수용하고 껴안을 수 있는 하루하루를 보내기로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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