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엇이 피해를 보길래

<도심 속 수행자의 행복 찾기>

by 기백천지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상실과 부딪힙니다. 아끼던 물건을 잃어버리면 가슴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상실감에 젖고, 누군가 내 뒷담화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울해지거나 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입니다.


그럴 때면 마치 '나'라는 존재 자체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부서져 내린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한 걸음 물러서서 가만히 내면을 들여다보면, 아주 낯설고도 명백한 진실 하나를 마주하게 됩니다.


우리가 피해를 보았다고 느끼며 화를 내는 진짜 이유는, 외부 사건이 실제로 나를 해쳐서가 아니라 '내가 나라고 굳게 믿는 자아상'이 상처받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내가 소유한 물건, 남들이 나를 바라보는 평판, 내가 지키고 싶은 자존심. 우리는 은연중에 이런 것들을 덕지덕지 이어 붙여 하나의 거대한 '나(에고)'라는 조각상을 만듭니다. 그리고 누군가 그 조각상에 생채기를 내면, 그것을 진짜 '나'라고 착각하기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며 비명을 지르는 것입니다. "네가 감히 나를 무시해?", "내 소중한 것을 잃다니, 나는 불행해!" 하고 말이죠.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내 평판이 깎이고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해서, 내 존재의 근원까지 훼손된 것일까요?


우리의 시선을 '나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 그것을 고스란히 알아차리고 있는 '보는 자(1인칭)'의 자리로 돌려보시길 바랍니다. 과거나 미래에 대한 판단을 모두 내려놓고, 그저 '지금, 여기, 존재하는 나'라는 순수한 감각에 머물러 보세요.놀랍게도 그곳에는 아무런 상처도 없습니다.


마치 영화관의 스크린과 같습니다. 스크린 위로 전쟁이 나고 불길이 치솟으며 주인공이 슬피 우는 비극이 상영되어도, 스크린 자체는 단 한 줌의 재로 변하지 않으며 털끝만치도 물들거나 찢기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비난이나 물질적인 상실은 내 마음의 스크린 위를 지나가는 한 편의 요란한 영화일 뿐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에고)은 울고불고 난리가 났지만, 그것을 지켜보는 순수한 관찰자, '진정한 나(참나)'는 털끝만치도 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삶의 거대한 무기를 얻게 됩니다. 분노나 우울함이 밀려올 때 그 감정에 휩쓸려 허우적대는 대신, "아, 내 에고가 지금 상처받았다고 착각해서 요동치고 있구나" 하고 담담히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나는 다친 적이 없다는 절대적인 안도감, 그 어떤 폭풍우가 몰아쳐도 내 본질은 완벽하게 안전하다는 확신이 우리를 구원합니다.


살다 보면 또다시 소중한 것을 잃고, 타인의 날 선 말에 베이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때마다 상처받아 웅크린 내 마음을 탓하지 마세요. 대신 조용히 숨을 고르고, 절대 물들지 않는 내 안의 가장 깊고 안전한 성역으로 피신해 보시길 바랍니다.


기억하세요. 세상 그 어떤 것도 '지금, 여기, 존재하는 진짜 나' 다치게 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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