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하는 삶에서 주도하는 삶으로

<도심 속 수행자의 행복 찾기>

by 기백천지

타인의 따뜻한 칭찬 한마디에 어깨가 으쓱해지고, 날 선 비난에 순식간에 마음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오르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자아, 즉 에고는 외부의 자극에 끊임없이 반응하며 살아간다.


세상 만물이 중력이나 관성 같은 물리 법칙을 따르듯, 우리 마음도 외부 자극을 받으면 그에 맞는 감정과 생각을 일으키며 나름의 법칙대로 움직인다. 이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스스로의 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수많은 반응 속에서도 각자만의 일관된 생각과 감정의 패턴이 존재한다는 것도 알게 된다.


문제는 외부의 자극이 늘 우리에게 호의적이지만은 않다는 데 있다. 거대한 역경이 파도처럼 덮쳐올 때, 우리는 정신없이 휩쓸려 가고 만다. 폭풍이 지나간 후, 괴로움 속에서 제대로 행동하지 못한 점에 대해 자책하며 '다음에는 다르게 대처해야지' 하고 굳게 다짐하곤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똑같은 시련이 찾아오면, 우리의 마음은 또다시 익숙한 습관의 길을 따라 똑같은 반응을 쏟아낸다. 이럴 때면 그간의 반성과 노력이 모두 쓸모없어진 것만 같아 깊은 허탈감에 빠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이 쳇바퀴 같은 굴레를 벗어날 힘이 내재되어 있다. 호흡을 가다듬고 '지금, 여기'에 마음을 모아 온전히 정신을 깨워보면, 놀라운 사실을 하나 발견하게 된다. 바로 내 안에서 습관적으로 요동치는 생각과 감정의 패턴을 고요히 바라보는 '관찰자'의 자리가 있다는 것이다.


외부의 자극이 나의 생각과 감정을 건드려 마음의 수면을 거칠게 일렁이게 만들지라도, 그것을 한 발짝 떨어져 지켜보는 그 자각의 공간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자신이 만들어낸 생각과 감정의 패턴과 동일한 존재가 아니다. 이 고요하고 단단한, 어떤 자극에도 미동조차 없는 마음의 중심을 삶으로 불러낼 때 우리는 비로소 상황에 끌려다니지 않고 최선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인생이 안겨주는 고통은 때로 피할 수 없는 기본값처럼 우리를 짓누르곤 한다. 만약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과거의 습관적인 생각과 감정 패턴을 그대로 따라간다면, 늘 해오던 방식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 이는 내 삶에 어떠한 새로운 원인도 투여하지 않은 채, '인과법칙'에 따라 똑같은 고통의 결과를 맞이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 자신에게 다정하면서도 단호하게 물어야 할 때이다. 쳇바퀴를 멈추게 할 나만의 '새로운 변수'는 무엇인가? 과거의 관성대로 외부 자극에 그저 반응하며 살 것인지, 아니면 습관에서 벗어난 그 맑은 관찰자의 자리에 기대어 내 삶을 온전히 주도해 나갈 것인지. 반응하는 삶에서 주도하는 삶으로 나아가는 위대한 여정은, 결국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어떤 변수를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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