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수행자의 행복 찾기>
눈을 뜨자마자 명확한 이유 없이 마음 한구석이 무거운 아침이 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작은 가시가 가슴 깊은 곳에 꼭 박힌 것처럼, 온종일 묘한 불안감이 등 뒤를 맴도는 그런 날 말이다. 이런 날에는 ‘내가 지금 무언가를 단단히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섣부른 의문에 쉽게 빠지곤 한다.
평온했던 일상에 갑자기 드리운 감정의 먹구름은 나를 끊임없는 자기 의심의 늪으로 조용히 끌어내린다. 불안이라는 불청객을 마주하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 정체를 밝혀내어 쫓아내려 애를 쓴다. 그래서 내면의 기억을 뒤적이고 외면의 상황들을 끊임없이 스캔하며 불안의 이유를 찾고자 혈안이 된다. 평소 같았으면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겼을 타인의 무심한 말 한마디, 어제 했던 작은 실수, 혹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막연한 미래의 일들까지 모조리 끄집어낸다. 어떻게든 자그마한 꼬투리라도 찾아내어 ‘이것 때문에 내가 불안한 거야’라고 명명해야만 직성이 풀릴 것 같기 때문이다.
이는 불안의 근원을 지목해 그 원인을 통제하고 없애버리려는 안쓰러운 몸부림일 뿐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집착은 불안을 가라앉히기는커녕 더욱 깊은 수렁으로 우리를 몰아넣는다. 결점을 찾는 데에만 시야가 좁아지다 보니,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평안한 조건들이나 일상의 다행스러운 점들, 마땅히 감사해야 할 작고 소중한 순간들은 철저히 무시되고 만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정적인 생각들은 어느새 ‘불안’이라는 감정을 거대한 ‘불행’으로 변질시킨다. 원인을 찾으려는 날 선 노력이 도리어 스스로 파놓은 감정의 함정이 되어, 그 소중한 하루를 온전히 망쳐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렇게 마음이 길을 잃고 헤맬 때,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원인을 규명하려는 예리한 칼날이 아니다. 오히려 흩어진 마음을 ‘지금, 여기’로 가만히 모아 가볍게 정신을 차려야 한다.
내 안에서 요동치는 불안을 무작정 밀어내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정확히, 그리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두려워하는 내 마음 곁에 그저 조용히 머물러 주는 것. 어떻게든 이유를 찾아 그 감정을 도려내려는 강박적인 추구를 멈추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한결 편안해진다.
마음속에 밀려온 걱정과 불안은 결코 영원히 머물지 않는다.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왔다가도 바람이 불면 이내 흩어지듯, 우리를 괴롭히는 상념들도 결국은 자연스럽게 왔다가 흘러가게 마련이다. 맑고 쾌청한 날이 있으면 비가 오고 궂은 날도 있는 것이 삶의 당연한 이치다.
마음의 컨디션도 이와 같다. 그러니 까닭 없는 불안이 찾아온 날에는, 오히려 나에게 가장 다정해져야 할 때임을 기억하자. 스스로를 온전히 쉬게 하고 다독여야 할 순간에, 이유 없는 자책으로 나를 가혹하게 밀어붙여 불행의 구렁텅이로 빠뜨리지 말자. 가시가 박힌 자리에는 억센 손길 대신 따스한 온기가 필요하다. 불안마저도 내 삶의 일부로 보듬어 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다시 평온한 내일로 걸어갈 힘을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