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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잔하게 May 16. 2024

다섯 명의 목격자


다섯 명의 멤버들과 함께 100일 글쓰기 챌린지를 하고 있다. 글쓰기 챌린지라는 이름부터 부담스러워서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던 내가 내일이면 10일 차에 도전한다니. 생각할수록 놀라운 일이다. 미션 링크를 공유하는 단톡방에서도 비슷한 감탄사가 매일 같이 터져 나오고 있다. 내가 오늘도 쓰다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흘이나 글을 쓰다니. 우리는 서로를 보고 놀라고, 그 틈에서 발맞추고 있는 자신을 뒤늦게 발견하며 더욱 놀란다. 함께 읽으면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것은 실감해 보았어도, 같이 쓰면 계속 쓰게 된다는 말을 믿어본 적은 없었다. 어찌 되었건 글쓰기는 혼자만의 영역이라는 말에 갇혀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믿을 수 있었다. 내 글을 대신 써주는 건 아니어도 그들은 내가 글을 쓸 수 있게 도와준다. 오늘도 도전에 성공하는 친구들을 보면 나도 더 버틸 힘이 난다. 친구가 늘 오던 시간에 나타나지 않으면 응원의 텔레파시를 보내게 되고, 내가 보이지 않을 때에도 그들이 나와 같은 행동을 하게 될 거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힘내! 한 줄 더 쓸 수 있어! 채팅방에서 왕왕 떠오르는 하트나 엄지 척의 말풍선들은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는 오로지 자신이 쓴 글로만 소통하지만 100일이 지나면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도 나눌 수 없는 특별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될 것이다. 당신이 하루하루 얼마큼씩 성장해 왔는지를 나는 매일매일 보았다고. 각별한 목격자이자 든든한 응원단이 되어 어디 한번 새 글을 또 내놓아보라고, 웃으면서 독촉할 것이다. 여전히 쓰고 있을 것을 알기에. 우리가 쓴 글을 우리는 다정한 마음으로 읽어준다. 지금의 우리에게 그보다 더 좋은 연료는 없고, 우리는 충분하다.




2024. 0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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