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드 다 떨어지면 어떡해요?

최악의 상황 해결 방안

by 방랑자대니

뭘 어쩌긴 어쩌나.. 2라운드에 인생 한번 더 거는 수밖에..


생각보다 1라운드 떨어지면 무난하게 2라운드 지원하고, 3라운드 지원하고 할 수가 없다. 대체적으로 결과가 나오는 시점은 다음 라운드 데드라인의 1달 전 정도라고 생각하면 맘이 편하다. 그러면 말 그대로 1달도 안 남은 시점에 다음 라운드를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인터내셔널 학생에게는 대부분의 학교들이 2라운드까지가 마지막이라고 공지한다. 합격이 3월에 나오기 때문에 비자가 주된 이유이다. 덕분에 2라운드가 넘어가면 지원하지 못하는 학교가 생길 수도 있고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2라운드에 강제적으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


물론 지난 라운드의 경험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수월한 부분도 있지만 빡빡한 부분도 생긴다. 우선, 1라운드에 떨어졌으니 뭐라도 보완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 나 같은 경우에는 아이엘츠인데 원서 작업하면서 준비하려니 생각보다 시간이 훅훅 가버려서 고작 0.5점 올리는 것도 참 쉽지가 않다. 두 번째로는 1라운드보다 더 많은 학교를 지원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물리적으로 원서 작업에 드는 시간이 증가한다. 이번에는 최소 17개 학교 지원이다. 1라운드때 12개였으니 그냥 산술적으로만 계산해도 최소 5개 학교는 더 지원하는 것이다(1라운드때 몇 개만 더 할걸..).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건 내 전략 때문이었는데, 영어에 자신 없던 난 1라운드때 최대한 비디오 에세이가 없는, 그중에서도 KIRA로 평가하는 비디오 에세이가 있는 곳을 다 제쳤다. 그 말은 즉슨, 남은 학교들은 어지간하면 다 비디오에세이가 있다는 말이다. 그래도 면접 과정을 거치며 상대적으로는 자신감이 올라왔지만 아직 영어가 불편한 내 입장에서는 여간 거슬리는 것이 아니다.



2라운드.png 2라운드 지원 예정


1라운드에 지원 많이 하라는 조언을 나름 따랐다. 왜냐면 사실 MBA를 지원하는 사람들 중에 M7 만 넘어가도 가기 싫어하는 사람들도 꽤나 있는 마당에 12개씩 지원하는 건 정말 다양하게 지원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에게는 M7이든 T15이든 그 외의 학교든 꿈같은 학교였으니까. 근데 2라운드 와서 약간의 후회가 되는 것 하나는 더 지원할 걸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름 역배를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부족했나 보다. 거기에 더해 하나 더 아쉬운 부분은 나름 시카고까지 갔고 렌트도 해서 차도 썼는데 주변 학교들 좀 더 방문해 볼 걸 그랬다. 물론 캠퍼스 방문 이벤트들이 일정이 안 돼서 못 간 것이 가장 크지만, 그래도 한번 구경이라도 가볼걸. 멘도자는 하필 또 방문은 했는데 당일이 풋볼 경기라 도저히 차를 댈 수가 없어서 구경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차에서 나마 지켜봤던 학교라 같은 레벨의 학교 중에서 선택할 때 훨씬 마음이 더 갔다. 그런 걸 보면 인디애나나 켈로그, 카네기멜론, 조지타운 같은 학교도 방문해 봤으면 더 확실하게 결정할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있다.


이번 라운드에 다시 쏟아붓기로 결정하면서 의외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내가 그래서 뭘 하고 싶은 데였다. 내가 MBA를 가면서 학벌 세탁이 하고 싶은 건지, 커리어 피봇을 하고 싶은 건지, 그리고 그러면 커리어 전환은 컨설팅인지 전략인지, 산업은 Food Industry 인지, 지역은 미국에 살고 싶은 것이 맞는 건지. 끊임없이 고민했다. 얼핏 보면 별거 아닌 생각인 것 같지만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서 내가 지원할 학교가 명확해진다. 예를 들면, 나는 컨설팅을 하는 것은 상관없고 미국에서 사는 것이 나의 더 큰 꿈이었다고 한다면 인시아드보다 랭킹이 낮은 학교들을 가더라도 미국 내에서 살기는 훨씬 수월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내가 컨설팅만을 꿈꾼다면? 인시아드가 붙었을 때 포기할 이유가 없다. 주로 같은 랭킹권에서 끊임없이 묶이는 카네기 멜론과 조지타운 또한 성격이 많이 다르다. 반더빌트와 노터데임, UCLA의 Employment Report를 비교해 보면 세 학교가 같은 랭킹권에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인 수준이기도 하다.


따라서, 내가 이번 2라운드에서 지원하면서 확실하게 했던 4가지는


1. 미국은 내 커리어의 종착지가 아니다, 과정이다. 나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2. 컨설팅이 첫 번째 목표, 그렇지만 MBB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Tier 2 혹은 소규모 부티크에도 열려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안 됐을 때 개별 기업의 전략팀에 가는 것에도 열려있다. 다만, 이는 신분 문제 때문이 가장 크고 나는 결과적으로는 Food Industry 넓게 보면 Hospitatlity Industry로 돌아갈 것이다.


3. 학벌 세탁은 고려사항에 없음. 내가 쓰는 학교들 붙는다면 어디든 행복하게 간다.


4. 같은 급이라고 하면 내가 유니크할 수 있는 지역으로 간다.


그렇게 정하다 보니 위의 학교들이 선정되었고, 높은 확률로 아래 있는 후보군들 또한 지원하게 될 것 같다. 현재 목표는 비디오에세이와 아이엘츠를 같이 준비하면서 12월 내에 잘 마무리하고, 그 이후에는 학교 별로 정보도 좀 더 깊게 찾아보려고 한다. 1라운드의 전체적인 과정을 겪어보니 나름 찾아본다고 찾아봤는데도 정말 학교별로 특징이 세세하게 달랐다. 그러니 이번에는 "영어"라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에 더해 상대방을 더 깊게 이해하는 것에 또한 추첨을 두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이에 더해, 잊고 있었지만 1라운드에 Waitlist에 걸린 학교들과도 꾸준히 소통해야 한다.


정말 가끔 아 1라운드에 하나라도 붙었으면 지금 편하게 살 텐데란 생각도 들긴 하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앉아있을 시간도 없기도 하고, 또 의외로 생각해 보면 인생이란 다 그렇지 않은가. 멀리서 보면 쉽게 쉽게 한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직선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올라갔다 내려갔다 엄청나게 왔다 갔다 한다는 것을.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봤을 때나 그것이 일직선 같아 보이는 것이다. 그러니 이건 당연한 일인 거고 나는 이겨내면 된다. 그렇게 된다면 나중에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났을 때 좀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뭐 MBA 준비 나는 오래 하긴 했지, 그때 힘들긴 했어~"



그럼 다음에 만나요!

아마 Waitlist 학교들과의 소통에 대한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작가의 이전글밑바닥에도 지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