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빡빡한 일정
12월 11일 새벽에 결과가 나왔으니 어느덧 결과가 나온 지 2주가 다 되어간다.
막상 글로 적어보니 2주가 채 안되었다는 것이 신기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가 막상 시간이 훅 지나가진 않은 것 같다. 지난 글에서 기분 나쁜 건 이제 하루로 마무리하고 다음 챕터로 넘어가자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 지켰다. 1라운드에 최악의 결과를 맞이한 거에 비해서는 참 긍정적으로 살았다. 주변 사람들도 생각보다 밝아 보이는 모습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근데 아까는 스트레스 엄청 받으셨다면서요?
토씨하나 틀리지 않은 사실이다. 스트레스 엄청 받았다. 다만, 스트레스의 결이 달랐다. 1라운드에서 3개의 Wait list라는 결과로 인해, 생각보다 일정이 빡빡해졌기 때문이다.
우선 크게 1라운드에서 다 떨어지는 대참사를 겪으면 당장 앞에 놓인 일은 2가지이다.
1. Wait list 구제에 힘쓰기
2. 2라운드 지원 준비
우선 Wait list 구제에 관해서는 학교의 안내를 따르면 된다. 우리는 당신을 떨어뜨린 것이 아니라 좀 더 지켜볼 거예요~라는 큰 도움은 안 되는 위로와 함께 다양한 정보들이 온다. 그 정보에 맞춰 준비하면 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세 개의 학교가 다 미세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어떤 학교는 추가적인 추천서를 보내도 된다 하고, 어디는 비디오를 올 리라 하고, 어디는 2라운드에 종합적으로 평가할 것이라 하고, 어디는 또 추가적인 정보를 제출하는 것에 대한 제한을 걸기도 한다. 이게 생각보다 꽤나 거슬린다. 한 번에 와다다 만들어서 뿌리고 기도 메타하는 것과는 에너지 소비가 다르다. 게다가, 나의 경우에는 평균보다 GRE점수가 높기 때문에 점수를 올리는 것에 힘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성적인 가치에 더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 꽤나 스트레스였다. 추천서를 부탁했던 분들에게 다시 찾아뵙거나 전화드리고 추가적인 추천서를 부탁드려야 했다. 그리고 아직은 하지 않았지만 Wait list 구제받은 분들을 찾아서 그분들과 얘기를 나누어봐야 한다. 이에 더해, 내 목표와 비슷한 동문들을 찾아 더 깊은 대화를 나누고 그분들께도 Letter를 부탁드려야 한다. 사실 정말 유익한 일이고 동문들도 귀한 시간 내주는 것이라지만 이걸 다 arrange 하는 것도 사실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 한 주간 시간 내서 이걸 좀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단기간에 끝낼 일은 아닌 것 같다. 차분히 좀 시간을 갖고 진행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섰다. 실제로 대부분의 학교들이 단기간에 보낸다고 갑자기 붙여주는 건 상당히 희박하니 부담감은 오히려 좀 내려놓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위의 Wait list 구제 방안이 스트레스받는 가장 큰 이유는 2라운드 지원과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사실 1라운드에 하나는 붙을 줄 알았고, 나머지 학교들을 위해 wait list 구제에 힘써야겠다 생각해 아이엘츠도 미국에서 오자마자 한번 더 봤던 건데 내가 간과한 것이 하나 더 있었다.
다 떨어지면 2라운드 직행열차를 타야 하는데 그게 생각보다 더 빡빡하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1라운드 결과는 12월 11일, 그러고 나서 바로 준비하기 시작한다고 해도 대체적으로 2라운드 Deadline은 1월 초에 몰려있다. 내가 간과한 것이 1라운드는 상대적으로 그 분포가 1달에 걸쳐 퍼져있었는데 2라운드는 그렇지 않았다(왜?). 내가 선정한 학교들 중 절반 이상이 1월 6,7,8일에 몰려있다. 즉, 진짜 바로 시작한다고 해도 1달이 채 남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영어 자신감 이슈로 1라운드 때는 비디오 에세이를 거의 다 제쳤었는데 이번엔 피할 수가 없다. 같은 애플리케이션이어도 준비해야 할 것이 사실상 훨씬 더 많아진 것이다. 급해진 나는 먼저 학교 선정부터 들어갔다. 여기에서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1라운드에선 사실상 미국 학교들만 지원해도 차고 넘쳤는데, 이젠 세계로 눈을 넓히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졌다. 아니 내가 뭘 하고 싶은 거지? 내가 미국을 가고 싶은 건가 아님 컨설팅이 하고 싶은 건가? 여기도 좋아 보이고 저기도 좋아 보이고.. 어드미션 이벤트도 신청하고, 지원 조건도 다시 체크하고 정말 기준이 너무 명확해서 상대적으로 쉬웠던 1라운드에 비해서 시간이 2배로 들었다. 지금 글을 작성하고 있는 오늘까지도 이 학교도 지원할까? 저 학교는? 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이젠 더 이상 안될 것 같다는 판단하에 결정을 내렸다. 이번 2라운드를 지원하면서 중점적으로 고려했단 사항은
1. Consulting/Strategy로 갈 수 있는 희망이 있느냐
2. Location은 열려있지만 그래도 되도록이면 미국 선호
3. 내가 붙으면 기쁜 마음으로 갈 수 있느냐
이 3가지였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나의 2라운드 지원 목록이 완성되었다.
1라운드에 12개, 2라운드에 17개 총 29개. 진짜 이렇게까지 MBA를 많이 지원하는 사람이 있을까? 솔직히 내가 석박사도 아니고 정말 내가 봐도 신기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들었다. 친구들 몇 명 말고는 해외에 연고라곤 하나도 없고, 돈도 없어서 역으로 도시를 선호하지 않고, 게다가 학벌에 대해서 엄청나게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들이 MBA를 지원하는데 꽤나 장점(?)으로 다가왔다. "지역에 제한받지 않는 삶"이란 추상적인 인생의 목표가 오히려 이렇게 많은 학교를 지원하는 것에 상당한 이점을 가져다줄 줄 줄이야.
1라운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를 통째로 거치고 나니 느꼈던 점은 그 과정을 통해서도 내가 성장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오히려 나름의 자신감은 좀 생긴 것 같다. 1라운드때는 비디오 에세이만 있어도 벌벌 떨었는데 이젠 뭐 그렇진 않을 것 같다. 2라운드까지 결과가 안 좋으면 어쩌냐는 걱정의 말들도 있지만 그건 정말 신경 쓰지 않는다. 당장 내 앞에 놓인 애플리케이션만 17개니 말이다. 1라운드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한 만큼 나는 2라운드 과정을 통해서도 또 한 단계 성장할 것이다. MBA는 나에게 최종 목표가 아니다. 결국, 내 꿈을 향한 수단이고 과정이다. 그러니 2라운드 과정도 힘들다고 시발시발 할 것이 아니라 내 발전의 과정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가보지으아아아!!!!
그럼 다음에 만나요!!
아마 애플리케이션 과정에 관한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