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all 6.0에서 7.5까지
유학 지원 과정 중에서 가장 사람들을 괴롭게 하는 것은 시험 점수이다. 보통 시험 점수라 하면 GMAT 혹은 GRE를 떠올리지만 우리가 간과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아이엘츠 혹은 토플이다.
사실 누군가에겐 이 아이엘츠가 별로 어렵지 않은 시험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어린 시절 국제학교 혹은 해외 생활 경험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상대적으로 훨씬 수월하다. 혹은 운이 좋게 영어권 학교를 졸업해서 애초에 필요 없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하지만 나는 두 개 모두 해당 사항이 없었다. 그 결과 나는 약 10번의 아이엘츠 시험을 보게 되었다. (이게 돈이 얼마야...)
우선 먼저 이번 글의 주제를 명확하게 말하고 싶다. 아이엘츠가 걸림 되는 이유는 단 한 가지이다.
"이 정도 성적이면 다음에 조금만 하면 오를 거란 오만함"
우선 첫 시험은 22년 12월 언저리로 거슬러 올라간다. 22년 초반쯤 MBA를 가야겠다고 결심한 뒤, 제일 먼저 한 것은 GMAT 학원 등록이었다. 건방졌던 난 시간이 없으니 돈이라도 많이 쓰면 빨리 끝낼 수 있겠단 말도 안 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러다 보니 뭘 제대로 할 리가 없었다. 얼레벌레 시간을 버리다 보니 이젠 회피하기 시작했다.
"아 내가 영어를 못해서 그렇구나! 아이엘츠부터 해야겠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맞았던 것은 내가 영어를 못했다는 사실이고, 틀렸던 사실은 내가 아이엘츠도 제대로 안 했다는 것이다. 여름에 신촌의 모 학원을 약 2달간 다닌 후, 나는 Overall 6.0를 받은 이후에 6.5(추정)라는 성적까지 받게 된다. 대략 L: 7.0 R:7.0 W:6.0 S: 5.5 이 정도의 성적인 것으로 기억한다. 왜 내가 정확히 기억 못 하냐면, IDP의 경우 2년이 경과한 성적은 가지고 있지도 않는다고 한다. 도대체 그거 점수 가지고 있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라고 아예 말소해 버리는지 이해가 안 가지만 뭐 여하튼 결과는 그렇다.
Overall은 6.5이고 나의 목표는 1차 7.0이었으므로 나는 또 건방진 판단을 하기 시작한다.
"그래 이 정도면 GMAT 하다 다시 넘어오면 되겠다, 좀 만 더 하면 되겠지"
또 몇 달 GMAT에 힘을 쓰다. 왜 도대체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또다시 아이엘츠로 돌아온다(과거의 나는 왜 그랬을까...). 거리가 멀었던 학원들에 환멸이 느꼈던 나는 집에서 가까운 편인 곳의 1대 1 영어 학원에 등록했다. 약 3달간 매주 1회씩 진행했던 수업은 의외로 딱히 도움이 되진 않았다. 2가지 이유 정도가 있는데, 그중 한 가지는 선생님이 딱히 아이엘츠에 전문적인 선생님이 아닌 해외 경험이 있는 알바 형식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1주일에 1회 1시간 정도로 영어 성적이 늘 거라고 기대한 나의 문제 었다. 그 과정 동안 그래도 뭐라도 되겠지 생각했던 나는 약 3번의 시험을 더 본다. 결과는 Overall 6.5 3 연방. 마음이 더 조급해졌던 나는 다시 GMAT으로 돌아갔다(도대체 왜?).
그렇게 사투를 벌이던 도중, 이젠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2024년 6월 결판를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번엔 달랐다. 우선 GMAT과 사투를 벌이면서 나의 기본적인 독해 능력이 상당히 늘었다. 예전엔 7.0에서 왔다 갔다 했던 점수가 이젠 공부를 안 해도 8.0에서 왔다 갔다 했다. 리스닝도 꾸준히 영어 콘텐츠에 노출시킨 결과 꽤나 점수가 괜찮았다. 이제 문제는 라이팅과 스피킹. 두 가지를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모범 답안 모음집을 구매했다. 꽤나 비쌌지만 학원이나 과외에 비하면 선녀였다. 그렇게 나는 또 사투를 벌였다.
두드리면 열린다고, 이번엔 다행히 빠른 시간 내에 Overall 7.0을 달성했다. 하지만 문제는 7.0 이상을 요구하거나, Each 7.0 같은 구체적인 점수를 요구하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지금 기억나는 학교는 코넬, 하버드, 카네기 멜론, UNC,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인시아드 정도이다. 심지어 옥스퍼드는 Overall 7.5, Each 7.0이 아니면 지원하지 말라고도 명확히 명시도 해놨었다. 내 점수는 Writing 6.5 Speaking 6.0였기 때문에 금방 하면 될 것이라는 또 건방진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2번의 시험을 바로 더 보고 나는 깨달았다. 아 내 실력이 여기구나.
그렇게 부랴부랴 시험을 마무리하고 1라운드 지원을 한 뒤, 재수를 결심했다. 이때 GRE로 전향한 뒤, 또 몇 달을 썼다. 그 이후 7월에 기적적으로 GRE 점수가 나온 뒤, 나는 다시 아이엘츠에 재도전했다.
야 GMAT에 GRE까지 했는데 이 정도면 진짜 되겠지
이 근거 없는 건방짐은 꾸준했다. 그 결과는?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도대체 왜 안될까? 그렇지만 더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 1라운드 지원하기도 벅찼고, 인터뷰 준비하기도 벅찼다. 그래, 그래도 어지간한 곳들은 충족했으니 만족하고 넘어가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고 또 나름 논리적이지만 오만한 결정을 하게 된다. 인터뷰 과정을 다 겪으면 최소한 영어로 답변하는 것에 능숙해질 것이니, 인터뷰를 보고 남은 기간 동안 며칠 준비 더 해서 시험을 한번 더 봐야겠다는 결정을 했다. 이 결정도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첫째는 정말로 인터뷰를 보고 나니 상대적으로 영어로 답변하는 능력이 조금은 늘었다는 것이다. 대략적으로 인터뷰 답변이 1분 전후가 되는 것을 감안하면, 스피킹 파트 2에 딱 적합했다. 반대로 내가 놓쳤던 부분은 인터뷰 기간이 끝난 뒤부터 결정을 기다리기 전까지 생각보다 집중이 정말 1도 안 됐다는 것이다. 혹시나 연락이 오지 않을까 핸드폰 한번 더 쳐다보게 되고, 공부는 하기 싫고, 집중은 안되고 총체적 난국이었다. 그래도 꾸역꾸역 취소는 못하고 한국에 돌아와 시험을 친 결과는 Overall 7.0, 그리고 0.5의 스피킹 점수 상승이었다.
그리고 받아 들게 된 3개의 Waitlist. 이젠 정말 아이엘츠 점수를 올리는 것 말고는 답이 없었다. 나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정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이것도 결국 시험이고, 시험을 위해서 준비를 해보자.
그렇게 처음으로 돌아갔던 나는 약 3주간의 준비 끝에 한번 더 시험을 봤고. Overall 7.5란 성적을 받게 되었다(그 와중에 Each 7.0을 충족 못한 건 정말 레전드 ^^..). 이제 내가 그래도 6.0부터 시작해서 7.5까지 올라왔었을 수 있었던 방법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보겠다.
리스닝 - 나는 솔직히 내 영어 실력에 비해서는 리스닝 스킬이 좋았다. 나름 외국인 친구들도 좀 있고, 예전부터 소소하게 관심이 많았던 터라 상대적으로는 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바로 Britcent Podcast였다.
우선 내가 리스닝에서 집중했던 부분은 바로 아이엘츠는 어찌 됐든 영국 영어로 평가하는 시험이란 것이다. 무조건 적으로 영국 영어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를 강조하는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는데, 바로 스피킹 시험을 보러 갈 때 생각보다 영국 시험관의 영어가 꽤나 익숙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 다양한 부분에서 익숙해지기 위해서 영국식 발음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다. 브릿센트 채널에서는 다양한 주제로 15분가량의 팟캐스트를 매주 올리기 때문에 오고 가며, 잘 때 들으면 상당히 도움이 된다.
리딩 -여긴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많이 읽고, 잘 해석하면 된다. 다만 GRE/GMAT과 다른 점은 내가 느낀 아이엘츠 리딩의 차이점은 아이엘츠는 영어로 된 정보를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냐는 것이다. 그러므로 컴퓨터 베이스 시험을 보게 되면 "하이라이트"기능을 이용하는 것을 정말 강력 추천한다. 특히 사람 이름들이 나올 때 미리미리 체크해 두면 나중에 시간이 없어 급해질 때 정말 손쉽게 정답을 찾을 수 있다.
라이팅 - 마지막에 나에게 가장 큰 성장을 안겨준 과목이다. 6.5를 8번인가 맞았는데 마지막에 7.5로 올랐다. 비결은 바로 Chat gpt다. 다른 과목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Chat gpt의 효과가 좋다. 우선 Chat gpt를 통해서 Task 1/Task 2의 문제 유형에 대해서 크게 나눠달라고 한다. 그러고 나서 그에 맞는 템플릿을 제공해 달라고 한다. 그리고 그걸 외운다. 이후에는 그 템플릿을 바탕으로 내가 직접 글을 작성해 보고 Chat gpt에게 점수를 평가해 달라 하고, 수정을 부탁한다. 이후, 내가 어떤 부분에서 틀렸는지, 어떤 표현을 쓰는 것이 좋은 건지를 보고 공부한다. 그리고 이 과정을 매일 반복한다. 그러면 생각보다 정말 빠른 시간 내에 점수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관용적 표현을 떡칠하고, 어렵게 쓸 필요 없다. 간결하고 정확하게 쓰면 된다. 그 간결함과 정확함을 Chat gpt 가 제공하는 템플릿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스피킹 - 할 말이 없다. 6.5가 나의 점수인데.. 내 실패 사례에 기반해서 설명하자면 이것이 분명하게 시험이란 걸 명심해야 한다. 기본적인 본인의 영어실력에 의존한다면 잘하는 사람이야 좋은 점수가 나올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이것이 쉽지 않다. 내가 너무 답답한 나머지 한국어로 답변해 본 적이 있는데, 그것 또한 쉽지 않았다. 즉, 자주 나오는 주제들에 대한 표현들을 최대한 많이 외운 뒤, 각 파트 별로 답변의 형태를 달리 해야 한다. 예를 들면 파트 1에서는 절대 길게 대답할 수가 없다. 질문자가 좀 길어진다 싶으면 최대한 끊고 넘어가려고 한다. 그러니 파트 1의 경우 주장-근거-설명 이 정도로 간결하게 설명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반면 파트 3의 경우, 그래도 일반적인 주장을 충분히 구조화된 문장으로 설명해야 한다. 나의 경우 재채점까지 했는데 6.5에 머무른 이유는, 파트 2까지는 아 정말 잘했다 싶었지만 파트 3에서 상당히 영어가 무너졌다. 그래도 앞에서 잘해서 좀 기대했는데 파트 3에서 망가진건 어쩔 수 없었다.
아 그리고 스피킹에서 팁 하나를 더 주자면, 이게 아무리 평가여도 결국 사람이 대화한다는 것이다. 시험을 보다 지적을 받았었는데, 분명 파트 1에선 친구 만나는 거 안 좋아한댔는데, 나중에 친구 만나러 자주 나간다고 해서 시험관이 한번 되물었었다. 아차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점수를 짜게 줬다.
기본적으로 아이엘츠의 문제는 앞서 말했듯이 오만함에서 온다. 0.5점씩 Scale이 차이나다 보니 마치 좀만 하면 금세 점수가 오를 것 같다. 그리고 보통 한 개 많아야 두 과목이 문제니 그 과목만 좀 집중적으로 파면될 것 같다는 생각에 쉽게 빠진다. 그렇게 접근하면 은근히 잡힐 듯 안 잡히고, 자꾸 다른 우선순위에 밀리게 되고 나처럼 장기화에 빠지게 된다. 그러니 내가 아이엘츠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감히 조언하자면, 우선 첫 시험을 준비한 후 최대한 빠르게 봐라. 그 후에 약 3달 정도의 기간을 두고 명확하게 이건 "시험"이다라고 생각하고 접근해서 본인의 첫 시험에 비해 Overall 0.5점 상승을 목표로 하고 시험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영어의 기본기를 다지고 블라블라.. 이쪽으로 들어갈수록 답이 없는 시험이다. 시험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길이대로 모든 답변을 정확하게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횡보 상태로 오래 머무를 수밖에 없다.
나는 내가 유학 준비라는 것을 하면서 아이엘츠라는 시험이 나를 괴롭힐 것이라곤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근데 유학 준비라는 것이 그렇다. 하나만 계속 파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 있다. 근데 그럴 수가 없다. 맘 편히 아이엘츠 준비하다, GMAT도 하고, 그러다가 때 되면 지원하고, 인터뷰보고, 결과 기다리고 이렇게 아름답고 깔끔한 관계로 진행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유학 과정이 험난한 것이다. 하지만 내가 어느 학교 동문과 이야기하면서 받은 조언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MBA에 입학하고 난 뒤에는 매번 멀티태스킹의 연속이니 이번 기회에 연습한다고 생각하고 한번 이겨내 보세요, 아마 그 경험이 참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럼 다음에 만나요!!
아마 학교 서치 시리즈 - 카네기 멜론 Tepper에 관한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