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본 건지 못 본 건지...
현재 시간 새벽 4시..
카네기 멜론 인터뷰를 마치고 이 글을 작성한다.
이번이 총 5번째 인터뷰지만 인터뷰가 끝나면 뭔가 형용할 수 없는 기 빨림이 있다. 긴장도 좀 하고, 외국어로 진행되다 보니 똑같은 시간이어도 훨씬 에너지 소모가 심하다.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받다 이제 끝났다는 생각이 드니 유난히 힘이 더 쭉 빠지는 것 같다.
이번 카네기 멜론 Tepper 인터뷰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진짜 모르겠다"이다.
우선 인터뷰를 처음 받아볼 수도 있는 독자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인터뷰는 학교마다 프로세스가 약간씩은 다르다. 100% Virtual로 진행하는 학교가 있는 반면, In-person과 Virtual 중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Virtual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이 되지만 내 경험 상 여건이 된다면 직접 방문해서 면접을 보는 것도 강력하게 추천한다(나는 한번 갔다가 파산했지만..). 일전에 언급했지만 랭킹 상으로는 같은 수준이어도 학교 분위기, 학생 구성, 도시 분위기 등등 전혀 같은 것이 없다. 심지어 같은 도시 내에 있어도 현저히 느낌이 다르다. 예를 들면 시카고와 노스웨스턴, UNC와 듀크를 어떻게 하나로 묶어서 퉁칠 수가 있을까? 그러니 여건이 된다면 직접 방문하는 것을 상당히 추천한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내 개인적으로 체감 난이도는 In-person이 2배는 쉬운 것 같다. 아무래도 얼굴 맞대고 교류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이에 더해, 보통 인터뷰어는 3종류로 나뉜다; Current Students, Admissions Officer, or Alumni. 이를 선택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임의대로 배정되기도 한다. 어느 곳은 어드미션 오피서만 보는 경우도 있고 정말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면, 내가 봤던 시카고, 버지니아는 Current Students, 미시간은 Alumni, 카네기멜론과 코넬은 Admissions Officer였다. 이 셋 중에서의 난이도는 어드미션 오피서가 가장 쉽다. 우선 편차가 없다. 교육도 많이 받고 경험도 많기 때문에 굉장히 매끄럽게 진행된다. 반면 Current Students나 Alumni는 정말 사람을 많이 탄다. 운 좋게 좋은 사람을 만나면 진짜 편안하게 진행된다는 장점이 있다고는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어드미션 오피서들에 비해 덜 정돈돼 있다는 느낌을 많이들 받는다고 한다.
Tepper는 인터뷰 부분에서 선택지가 많았다. 우선 직접 방문과 Virtual 중에 선택할 수 있었고, 알럼나이와 어드미션 오피서들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심지어 가장 좋았던 것은 선택할 때 인터뷰어의 정보를 줬다. 그래서 내게 맞는 성향의 인터뷰어를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내가 골랐던 인터뷰어는 Tepper에 온 지 얼마 안 된 젊은 백인 여성 분이셨다. 어드미션 오피서들 모두 선한 인상을 가지고 계셔서 그걸로는 고를 수가 없었다. 우선 알럼나이를 피하고, 터무니없는 시간대를 피했다. 그리고 이미 계획된 일정도 피했다. 그러고 나니 거의 위의 Kate Emory님과의 슬롯이 유일했다. 그리고 소개를 읽어보니 Baking을 좋아하신다고 나와서 뭐 고민의 여지없이 인터뷰 컨펌을 했다. 빵을 좋아하는 사람은 나쁠 수 없다(ㅋㅋ)
그렇게 일정이 잡히면 이제 준비할 건 인터뷰 연습뿐이 없다. 인터뷰에 관한 내용들은 이메일로 꾸준히 알려주니 잘 보고 따라가면 된다. 여기선 팁이랄 건 없고, Zoom만 잘 설치하고 마이크와 화면만 잘 체크하면 된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인터뷰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우선 왜 도저히 모르겠다고 했는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내가 Current Students 두 분과 얘기 했을 때, 공통적으로 들었던 이야기가 상당히 Conversational 하다는 것이었다. 이건 근데 어지간하면 모든 학교들이 다 그렇다. Wharton이나 INSEAD처럼 좀 특별한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대체적으로 인터뷰는 학교에 이 사람이 얼마나 맞냐는 것을 판단하기 위한 과정이고 지원자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우리나라에서 면접 보는 것처럼 몇 명씩 들어가서 임원 앞에서 허리 펴고 앉아서 대답하는 것과는 아예 결이 다르다. 물도 떠 놓고 마시면서 얘기하고, 자세도 좀 경직되지 않고, 제스처도 하면서 답변할 수 있다.
다만, 이 Conversational 하다는 것이 과연 나 같은 외국인, 그것도 영어가 아직은 무서운 사람에게 과연 좋은 것일까 생각해 보자. 우리는 어떻게 보면 준비해 둔 시나리오 대로 딱딱 보내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영어가 무서워서 스크립트 술술 나오게 외워놨는데 그냥 편하게 대답할 수 있는 것들이 나오면 외려 더 당황스러운 경우들이 있다.
그 점이 이번 인터뷰에서 가장 불안한 점이다. 첫 시작은 Tell me yourself, Why now and Why this school과 같은 질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해 놓은 내용들을 잘 말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약간 더 분위기가 Casual 하고 긴 답변들이 어색해졌다. 그때부터 조금씩 답변에 대해서는 조금 말렸다. 외려 전반적인 분위기와 편안한 짧은 대화에선 꽤나 나쁘지 않았지만, 오히려 tell me about a time과 같은 behavioral questions에서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캐주얼하고 가벼운 질문들이 나와서 답변을 잘하지 못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도 약간 이게 인터뷰가 아니라 Coffee Chat이란 느낌이 들 정도로 농담도 하고, 편안하게 얘기했다. 예를 들면, 나의 경우 Food라는 것이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니, 이런저런 질문을 하다가 요즘 한국 음식 인기 많은데 뭐 소개하고 싶어? 미국 와본 적 있는지 모르겠는데 미국 음식은 너무 안 건강해 이런 식의 캐주얼한 질문이 오고 갔다.
준비한 걸 안 할수록 영어는 Broken 되지, 내가 아무리 편하게 한다고 해도 인터뷰 상황에서 도대체 어디까지 편하게 하는지는 감도 안 잡히지.. 그러니 뭔가 끝나고 나니 편안하게 대답하고 분위기도 좋았는데도 뭔가 어딘지 모르게 자꾸 찝찝함이 남는다. 그 점이 가장 아쉽다. 오히려 더 편하게 보냈어야 하는 게 맞았나 라는 생각도 끝나고 나니 좀 든다.
이렇게 30분이 지나고, 남은 15분은 나의 질문 타임으로 채워졌다. 내 경우 보통 3가지 정도의 질문을 하는데 이 정도가 딱 물어보고 답변하고, 내가 한두 문장 덧붙이기에 딱 좋다.
아! 그리고 이번 인터뷰에서 내가 가장 잘한 점과 가장 도움이 많이 됐던 것은 Current Students와 대화했던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서 정말 다시 한번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다시 전하고 싶다. 나의 경우, Current Students Meet 이벤트에서 뵈었던 분에게 한번 더 커피챗 요청을 하였고 흔쾌히 받아주셨다, 그리고 그 분과 대화를 하던 중, 내 목표와 백그라운드가 비슷했던 한 분을 소개받아서 따로 연락드렸고 그 분과도 커피챗을 진행하였다. 두 분과의 대화를 통해서 내가 앞으로 MBA를 가서도 어떻게 해야겠다는 계획도 명확해졌고 다시 한번 동기부여받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번 인터뷰에서는 이 대화 자체로도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우선 인터뷰어가 Current Students와 얘기한 적 있느냐고 인터뷰 초반에 바로 물어봤었는데, 만나봐서 망정이지 안 만났다고 했으면 아주 아찔할 뻔했다. 게다가, 마지막 내가 한 질문 중에 다시 이런 이야기가 나와, 이번엔 실명도 거론하고 얘기를 나눴는데 다행히 두 분 중 한 분을 인터뷰어가 알고 있어서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마지막까지 긍정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1라운드 때는 더 정신없기도 하고, 익숙하지도 않고, 직접 방문해서 물리적으로 한두 명은 보니 중요성을 몰랐는데, 2라운드에 들어서니 Current Students와 만나는 기회들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나조차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여하튼, 오랜만에 1라운드 인터뷰를 한 지 2달이 더 지나서 다시 하니까 감회가 새로웠다. 비디오 에세이도 인터뷰도 거의 다 똑같은 내용을 가지고 하는데도 느낌이 확확 다르다. 특히, 학교 별로도 상당히 느낌 자체가 다르다. 이번 2라운드 인터뷰의 첫 시작인 만큼 티끌하나 문제없이 잘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약간은 좀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이미 내 손을 떠난 만큼 경건한 마음으로 결과 기다리고, 나는 앞으로 일주일 안에 몰려올 인터뷰들에 더 집중할 것이다. 이다음 인터뷰는 정말 완벽하게 마무리해야지!
그럼 다음에 만나요!!
아마 인디애나 인터뷰 후기 아니면 UNC에 관한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