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지 않은 커피챗
분명히 다음엔 UNC 혹은 아이엘츠 공부법에 대해서 작성하기로 했는데, 어쩔 수 없는 P인가 보다.
Coffee chat 관련해서 이곳저곳에 메일 돌리고, 정보 찾고 하다 보니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커피챗에 대해서 글을 작성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에선 커피챗이란 문화가 사실 생소하다. 우리나라 특유의 기계적 공정을 생각하면 더욱이 그렇다. 학교든 회사든 내가 재학생이나 졸업생 한 명도 안 만나본시험 점수 높은 사람이 무조건적으로 이길 수밖에 없는 구조가 우리나라이다. 그 말은 즉슨 어떤 선배가 학교 문화에 대해서, 혹은 회사 문화에 대해서 백날 얘기 해줘 봤자 내가 점수 1점이라도 더 올리는 게 훨씬 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반면, 서구 사회는 다르다. 이 사회에서 오래 살고 일해본 분들께서 더 잘 아시겠지만 최소한 내가 이 애플리케이션 과정을 거치면서 느끼는 점은 이 Coffee chat 자체가 엄청 중요하다는 것이다. 외국 학교들도 당연히 점수를 본다. 스펙도 많이 본다. 다만, 그것만 보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걸 일종의 과락 제도라고 말하고 싶다. 일정 부분이 미달된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얄짤 없지만, 그것을 넘는 순간 그 안에서의 고저는 딱히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점수나 스펙만큼 중요한 것이 이 사람과 학교의 Fit이다. 그리고 MBA에서는 특히 이 사람이 진짜 올 것이냐 이다. 만약 스펙 좋다고 뽑아놨는데 안 온다고 하면 학교 입장에서도 기회비용의 상당한 손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는 반대로 학생에게도 참 중요하다. 학교가 나와 안 맞는다는 것은 나도 학교와 안 맞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랭킹 조금 더 높다고, 장학금 좀 더 준다고 가버리면 이 얼마나 불행한가. 즉, 이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Current Students들과의 커피챗이다.
1. 그럼 커피챗 어떻게 해요?
내가 경험한 Coffee Chat 잘하는 법에는 준비물이 좀 필요하다.
1. 링크드인 유료 결제
2. Zoom 유료 결제
이 정도면 사실상 금전적으로 필요한 준비는 끝났다고 보면 된다. Zoom은 모르지만 링크드인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프로모션이 있으니 잘 이용해서 결제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아 그리고 링크드인도 어느 정도는 채워놓은 채로 연락하면 훨씬 더 좋다. 최소한 프로필 사진이라도 명확히 해놓는 것이 콜드 메시지를 받는 입장에서도 훨씬 좋다.
그리고 Zoom을 유료결제 하면 좋은 것이 우선 Zoom meeting 예약을 무제한으로 할 수 있다. 일전에 무료 버전으로 30분짜리를 예약해서 보냈는데, 시간이 끝나가니 괜스레 조마조마 해졌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보통 Coffee Chat을 하는 시기. 그리고 상당히 추천하는 시기는 애플리케이션이 딱 끝나는 시점부터 와다다 시작하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 Coffee chat의 중요성을 좀 늦게 알기도 했고, 비디오 에세이 때문에 정신도 없고, 영어에도 자신이 없고, 다양한 이유들 때문에 Reach out을 늦게 한 것이 상당히 아쉬웠다. 그러니 약 한 달 정도, 길어야 2달 정도 Coffee chat 몰아서 한다고 생각하면 아까워할 것도 없다.
준비물이 완료가 되면, 우선 본인이 원하는 학교에 가장 원하는 클럽을 찾는다. 주로 우리 같은 사람은 두 가지 정도 클럽을 보면 된다. 본인이 원하는 Professional Club,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Korean Business Club 혹은 Asian Business Club이다. 여기에 더해, 특정 학교의 경우 Students Ambassador 연락처를 잘 정리해 놓은 경우들이 많다. 이를 이용할 수도 있다. 나 같은 경우, Consulting Club과 Students Ambassador위주로 정보들을 모았고, 한국 학생들의 경우 이벤트를 통해 연락이 닿은 분들 위주로 연락을 드렸다.
MBA는 보통 끈끈한 커뮤니티를 강조하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답장이 빨리 오는 편이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보통 늦어도 약 3일 안에는 답장이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연락이 닿으면 이제 Zoom으로 미팅을 잡으면 된다. 나 같은 경우는 시간대가 유동적이기 때문에 괜찮았지만 주로 커피챗을 하는 시간은 상대방이 저녁 시간이고 내가 아침인 경우나, 아니면 상대방이 아침이고 내가 밤인 경우였다. 주로 후자는 상대방들의 일정 상, 주말에 했던 경우들이 좀 더 많았다.
2. 그럼 Coffee Chat에서 보통 뭘 물어보나요?
우선 이건 문화적이나 언어적으로 차이가 좀 있을 수 있는데, 보통 한국인 재학생분들과 하면 1시간 정도는 넉넉하게 잡아놓는 것이 좋고, 다른 외국인 재학생이나 알럼나이의 경우 보통 30분을 기준으로 잡는다. 아무래도 한국인 재학생 분들이랑 하면 좀 더 솔직하고 현실적인 얘기들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대화가 길어지는 편이다. 반대로 외국인 재학생들과 하면 빠른 시간 내에 정보들을 얻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오히려 외국인 재학생들과 커피챗을 할 때는 명확하게 어떤 것이 궁금하고, 어떤 것을 얻어갈지에 대해서 명확한 질문들이 있어야 한다.
사실상 커피챗에서 어떤 질문을 해야 해요?라는 것은 정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이미 이전에 Reach out 하기 전에 왜 내가 이 사람이 궁금했고, 이 사람에게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는 본인이 제일 잘 알기 때문이다. 단순히 횟수에 집착하고 내가 대화를 무조건 해야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외려 나는 그렇게 말하고 싶다. 그럴 거면 안 하는 것이 피차에게 낫다. 재학생들도 정말 빈말이 아니라 귀한 시간 내주는 만큼 그 시간이 헛되지 않게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꿀팁을 주자면 최대한 선정 단계에서 충분한 고민을 하자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보통 3가지 중 2가지가 충족되면 연락을 드렸다. 첫째, International Students 일 것(한국인 포함). 둘째, Consulting 분야를 희망할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non-traditional backgrounds에서 왔을 것. 이 세 가지가 다 충족이 되면 정말 고민할 새도 없이 연락드렸지만 보통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면, 나이지리아에서 왔고 컨설팅에서 인턴을 했지만 이전 직장이 Finance였던가 뭐 이런 식이 많다. 그래도 이처럼 본인만의 기준을 세우고 연락을 하고 Coffee chat을 해야지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아무리 너무 친절하시고, 나를 너무 도와주고 싶어 하셔도 나와 분야가 아예 달라버리면 서로 대화가 매끄럽지가 않다.
3. 마지막으로
앞에도 말했지만 이 Coffee Chat의 시점은 애플리케이션 지원 버튼을 딱 누른 다음부터 시작하면 최고이다. 애플리케이션 전부터 너무 여기에 몰두하면 오히려 더 중요한 애플리케이션에 해가 될 수 있다. 커피챗이란 것이 서로의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오늘 연락한다고 내일 대화하고 이런 일은 거의 없다. 그러니 미리 연락도 돌리고 일정도 조율하면서 인터뷰 연습을 하면 딱이다. 게다가 학교 이벤트들도 참가하다 보면 따로 정보를 찾고 홈페이지를 안 뒤져도 Reach out 하기가 훨씬 편해진다. 따라서 학교 이벤트들에 참가하게 된다면 제공하는 학생들의 연락처도 따로 정리해 두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이에 더해, 정말 본인과 백그라운드가 비슷하거나, 목표가 같은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앞서 말했듯이 분야나 백그라운드가 달라버리면, 그 사람이 얼마나 좋냐와 상관없이 대화가 깊이 되기가 어렵다. 따라서 그럴 경우에는, 그분께 정중히 이런 이런 백그라운드가 있는데 혹시 아시는 분이 없냐고 물어보면 친절히 설명해 주실 것이다.
또한, 인터뷰에 정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직접 Current Students와 대화해 본 적 있냐 물어보는 걸 넘어서, 내가 작성했던 스크립트 중에 컨설팅 스킬을 발전시키기 위해 A와 B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작성했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재학생과 대화를 해보니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A가 훨씬 도움이 많이 되고 B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많이 한다고 하지 않았었다. 이를 통해 내 대본의 디테일을 더 살릴 수 있었다. 또 다른 예시로는, 내가 재학생 분들과 대화하다 어떤 프로그램에서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인터내셔널 학생이 아니라면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엄청나게 유명한 프로그램은 아니었지만 들어보니 정말 나에게 괜찮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마지막 질문 타임에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다고 하니 내 인터뷰어가 정말 내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너무 좋아했다. 신나서 엄청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인터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앞서 말한 것처럼 인터뷰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만 인터뷰를 넘어서 본인이 학교를 선정하는 것에도 아주 큰 도움이 된다. 그것이 좋든 나쁘든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일전의 어떤 커피챗에서는 대화를 하면 할수록 "어.. 이거 지원하면 쉽지 않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학교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웹사이트에서 본 것보다 나와 핏이 잘 맞지 않았다. 반대로 내가 생각하기에 나랑 잘 어울리는 학교가 아닌 것 같다가도 재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외려 학교에 대한 호감도가 훨씬 상승한 경우가 많다. 인터뷰의 단계를 넘으면 남은 것은 합격 혹은 불합격 둘 중 하나다. 그리고 학교는 100개를 지원하던 1개를 지원하던 무조건 1개만 가야 한다. 그러니 후에 후회가 남지 않는 선택을 위해서라도 이 커피챗 기회를 잘 이용하는 것이 좋다.
나는 매번 인터뷰를 갈 때마다 하는 질문이 있다.
내가 당신 프로그램에 가기 전 뭘 하면 이 기간을 소중하게 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다. 그러면 답변의 디테일은 다 다르지만 정말 백이면 백, 본인의 목표와 맞는 학생들 혹은 알럼나이와 대화를 많이 해보라는 얘기이다. 사실 나의 포커스는 항상 정량적인 것이었다. Python, accounting course, finance course, certificate 등등 이런 것들에 온 신경이 쏠려있었다. 그런데 외려 답변은 다 이런 식이었다. 그땐 몰랐었다. 이제야 좀 자신감이 생기고, 이벤트에 참가하고,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보니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 답변 자체가 MBA를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본인이 원하는 길을 본인이 개척해 나가는 것, 대신 학교란 이름표를 주고 Resources는 원 없이 주겠다는 것, 그것이 MBA 그 자체 아닐까 싶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Coffee chat은 필수불가결한 수단이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꼭 많은 사람과 Coffee chat을 해보는 경험을 가지길 바란다. 여전히 늘 어색하지만 나도 앞으로 더 다가가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눌 것이다.
그럼 다음에 만나요!!
아마 이번엔 진짜 UNC에 관한 내용이 되겠죠? 아니면 인디애나 인터뷰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