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후에는 뭐 할까?

끝나지 않은 고민들

by 방랑자대니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죠?


정작 불안할 때는 브런치에 거의 매일 같이 글을 쓰다시피 했는데 이젠 좀 나아졌다고 몇 주 안 들어온 거 보면 정말 지원 과정 동안에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위로를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지원하시거나 지원하실 분들! 브런치 아주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사실 이제 합격했으니까 브런치에 글도 소홀해졌구나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것 같다.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할 게 너무 많으니까 오히려 내가 정신을 못 차렸다. 이미 벌려놓은 일들과 합격 후에 미뤄놨던 모든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니 정말 정신이 없었다. 이번 글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써보고자 한다.


1. 기존에 잡혀있던 Coffee chat 및 Interview 들 철회하기


내 브런치를 계속 읽으셨던 분들께서는 아시겠지만 나는 1라운드 Waitlist에서 구제됐다. 1라운드의 발표가 12월 초였으니 대략 1달 반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연락 온 시기가 정말 기가 막혔던 것이 인터뷰가 5개 몰린 시점이었다. 한창 불안해 죽겠고, 인터뷰 때문에 스트레스는 받고, 스크립트만 며칠째 연습하는 그 시점에 연락이 왔다. 실제로 침대에 누워서 내일 볼 인터뷰 스크립트 중얼거리는 와중에 이메일을 받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심지어 나름 1라운드에 인터뷰 봤던 짬은 있으니 Coffee chat은 될 수 있는 대로 다 연락해 놔서 하루에 Coffee chat이든 인터뷰든 꼭 하나씩은 있는 주였다.


사실 한 학교 붙었다고 지원서를 철회하는 것은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다. 그런데 나의 경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인터뷰가 있었던 학교들이 명확하게 랭킹이 낮았다. 다들 좋은 학교였지만 장학금을 많이 주더라도 미시간을 선택을 안 할 수가 없었다. 그 이유 때문에 내가 이 학교들에 붙는다고 하더라도 장학금 관련 협상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최소한 내가 장학금 때문에 한쪽으로 기울 만큼 랭킹이 비슷하거나 반대 학교에 역제안을 걸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두 번째로는 솔직히 하기가 싫었다. 진짜 그동안 너무 지쳐서 한 학교에 합격하니 더 하기가 싫었다. 세 번째로는 그래도 일종의 예의였다. 누군가에게는 정말 가고 싶은 학교들 중 하나일 텐데 괜히 내가 혹여나 붙어서 다른 사람이 나 같은 고생을 하는 게 싫었다. 그래도 좀 선한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마음에 쿨하게 철회를 하기로 결정했다.


근데 그 과정이 좀 민망하기도 하고, 시간도 꽤 걸리기도 했다. 내가 그렇게 메일도 보내가지고 Coffee chat 하자고 졸라놓고 다음날에 미안한데 나 다른 데가 ^^ 하기가 상당히 민망했다. 그래도 뭐 어쩌나... 거짓말 치고 커피챗하는 건 서로에게 마이너스라고 생각해 메일을 아주 매우 특히 더 정중하게 보냈다.


image.png 매우 죄송..


2. 합격 후 해야 하는 잡다한 것들


나의 경우에는 먼저 담당자에게 연락이 왔다. 그리고 그다음 날이제 공식적으로 합격 안내 Email 이 온다.


image.png 다시 봐도 감격스럽네 진짜

그러면 일반적으로 해당 E-mail의 안내에 따르면 된다. Deposit을 내고, 그 이후에는 또 필요한 단계들을 거쳐가면 된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우선 해외 대학에 가는 것이 처음이다. 게다가 심지어 내가 정말 간절하게 원하고 또 원하던 일이었다. 즉, 그건 뭘 의미하냐면


"모든 게 불안해서 미치겠어요"


정말 웃기긴 하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혹여 내가 뭐 빼먹은 거 없는지, 아님 뭐 치명적인 오류가 발견된다던지 아주 별의별 생각이 다 난다. 그래서 나는 정말 첫 메일을 받은 순간 바로 Deposit을 내고 싶어 미치는 줄 알았다. 하필 시스템 상 오류로 결제 창으로 넘어가지가 않았다. 근데 또 이메일을 받은 날이 현지시각으로 금요일이었으니, 답장도 올리가 없었다. 그래서 그 주말 동안 당연히 머리로는 Deposit기간도 아직 남았고, 나는 철회 메일만 잘 보내고 쉬면 된다 생각했는데 불안해서 미치는 줄 알았다. 계속 들어가서 새로고침하고 뭐 내가 잘못한 건 없는지 다시 보고, 심지어 답장 안 온다는 것도 알았는데 문의 메일까지 보냈다. 다행히 월요일이 지나서 연락이 왔고 무사히 1차 Deposit처리까지는 완료되었다.


그 이후에는 또 안내대로 이벤트들도 가능한 것들은 예약하고, 학교 계정도 만들고,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들이 꽤나 많았다. 지금은 이제 2라운드가 진행되고 마무리되는 순간이라 좀 잠잠한 것 같지만, 내가 연락받은 순간에는 이곳저곳에서 아주 많은 메일과 안내들이 왔다. 앞서 말했듯이 해외 유학 자체가 처음이기 때문에 비자는 어떻게 해야 하고, 집은 언제 구해야 하고 등등 이 모든 것들이 상당히 나의 불안감을 높인다. 솔직히 아직은 집 관련해서 찾아본 것이 없는데 이것도 불안해 미치겠다. 게다가 이런 종류의 일들은 바로바로 해결되는 일들도 아니기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것 대비 일의 진척이 아주 더디다.


3. 그럼에도 끝나지 않은 지원 과정들


image.png "예"


앞서 말했듯이 나는 1라운드 Waitlist에서 합격을 받은 것이다. 즉, 다시 말하자면 2라운드는 고대로 진행 중이었다는 말이다. 이에 더해 아직 1라운드에 Waitlist가 걸려있는 학교들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에 대한 노력들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냉정히 이제 내가 붙은 학교와 비슷한 정도, 이게 상당히 모호할 수 있는 표현이지만 장학금에 따라서 맘이 변해서 가도 지장 없는 학교들을 위해서는 결과가 완전히 나올 때까지 내가 노력할 필요가 있었다. 예를 들어 내가 1라운드에 Waitlist가 걸렸던 시카고나 코넬 같은 경우에는 장학금의 유무 혹은 액수에 따라서 내 결정이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학교이다.


따라서 그 학교들을 위해서 꾸준히 매우 노력했다. 이벤트도 꾸준히 참가하고, 재학생들과 Coffee chat도 꾸준히 하고, 내가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하는데 시간을 쓰기도 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미시간에서 연락을 받았던 1월 말과 2라운드 결과가 나오는 3월까지 그 한 달의 기간이 내가 Waitlist 구제를 위해서 노력하는데 가장 적합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말 구차해 보일 정도로 열심히 노력했다(예전에는 내가 뭐라도 보내면 답장도 잘해줬는데 이젠 답장도 잘 안 해준다)


이에 더해서, 2라운드 대상 학교들을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해야 했다. 예를 들어, 유럽의 학교들은 지원 시기가 늦어 합격 전후로도 지원서를 좀 내야 했다. 게다가, 내가 장학금의 액수와 유무에 따라 고려해 볼 만한 학교들을 위해서는 Coffee chat과 Event에 참가해야 했다. 혹여 In-person Event라도 하면 직접 찾아가야 했고, Coffee chat도 꾸준히 해야 했다. 그러다가 간간히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그러면 이제 또 인터뷰 관련 준비를 해야 했다. 인터뷰는 우선 Why School 이란 항목도 학교별로 따로 준비해야 했고, 스케쥴링을 하기도 해야 했으며, 나의 경우에는 한 학교의 인터뷰 준비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몰입이 필요했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필수적이었다. 심지어 영어로 하는 인터뷰는 아직도 많이 불편하다. 이 때문에 인터뷰가 있다는 것 자체로 꽤나 에너지 소모가 있었다.



이외에도 별의 별일들이 다 있었다. 내가 하던 일들을 완전히 정리하는데 시간을 쏟기도 하고, 앞으로 남은 기간에 뭐를 해야 하는지 스트레스도 받았다가, 영어 공부하겠다고 또다시 공부도 시작하고 한꺼번에 고민들이 몰려왔다. 글을 작성하면서도 다시 느끼는 거지만, 물리적으로 바빴다고 할 만한 일들 보단 그동안 미뤄왔던 모든 모호한 것들이 쏟아지면서 더 바쁘고 힘들게 느껴졌던 것 같다. 내가 명확하게 멀리 있다고 생각한 것들이 실제로 내 눈앞에 놓이니까 한 번에 확 부담이 느껴졌다.


먼저 갔던 선배 중에 하나가 합격 한 순간부터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그 얘기가 그 당시에도 상당히 인상 깊었지만, 정말 합격하고 나니 그게 실감이 난다. 이제 정말 내가 더 높은 단계에서 경쟁할 수 있는 티켓 하나를 얻은 거지, 그 자체가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출국은 8월로 예정되어 있으니 약 5개월 간의 기간이 남았다. 앞으로 가기 전까지의 여정도 이 브런치에서 더 자세히 나눠보고자 한다. 앞으로 이 글을 보게 된 누군가도 나와 같이 모든 게 막막하고 걱정이 되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그리고 솔직히 내가 느끼기엔 공유하고 싶은 재밌는 일이 많다. 이벤트 참여 후기, 인터뷰 후기, 최종 결과들 등등 그러니 앞으로 제 브런치 꾸준히 좋아해 주세요 하하! 아주 생생한 감정과 경험들을 전달하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만나요!!

아마 인터뷰 후기에 대한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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