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일찍 알았더라면...
내가 MBA를 오래 준비하면서 다짐한 것이 있다. 나도 MBA에 가게 되면 나를 도와주셨던 분들처럼 많은 사람을 돕겠다는 것이었다. 사실 10분에게 연락했다 치면, 약 5분 정도는 연락이 안 온다. 국적을 불문하고 말이다. 근데 이제 연락이 닿은 5분 정도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친절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다. 해보면 해볼수록 어떻게 보면 생판 남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친절하고 적극적이고 진심으로 도와주실 수 있는지 정말 멋있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여하튼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도 생각만 하던 일을 실제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MBA 준비생 입장으로 오래 있다 보니, 기간이 얼마가 되었든 준비생의 입장이었다. 그래도 이제는 그래도 합격한 곳이 있으니 합격생의 입장에서 이제 막 준비를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 글을 작성한다. 매우 현실적이고 정확하게 쓸 예정이니 이제 막 준비를 시작하려고 하시는 분들은 꼭 읽어주시길 바라는 부분이다.
1. 빨리 시작해라
아니 누가 몰라요?라고 반문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더 구체적으로 작성해 보겠다. 빨리 시작하라는 말이 뭘 빨리 시작하라는 뜻일까?
1) 목표 설정
2) 도움 받을 곳 선택
3) 시험(GMAT/GRE/IELTS/TOFEL)
보통 유학 준비를 빨리 준비하라고 하는 분들은 대체적으로 포커스가 시험 점수에 맞춰져 있다. 일리는 있는 말인 것이 GRE/GMAT 점수만 나오면 사실상 유학 준비의 난관의 절반 이상은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최대한 시험 점수를 빨리 받는 것을 추천한다. 밑에서 더 자세히 쓰겠지만 GMAT이든 GRE든 학원을 이용해서 열심히 공부해서 점수를 잘 받으면 된다. 빨리 시작하면 빨리 시작할수록 무조건 이득이다.
그렇지만 나는 시험 준비를 하기 전에 더 먼저 해야 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가 목표 설정, 두 번째가 도움 받을 곳을 선택하는 것이다. 우선 내가 전국에 유학하는 사람들 전부를 만난 것은 아니지만, 오고 가며 만나는 사람들 중에 본인들이 생각한 시점에 유학을 간 사람은 정말 손에 꼽는다. 과장 좀 보태면 모두들 본인들이 이 정도면 되겠지라고 생각한 기간보다 1년 정도는 더 걸렸다. 예를 들면, 내가 1년 정도면 되겠지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보통 2년 정도 채우고 유학길에 올랐다. 이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우리는 더 이상 학생들처럼 공부가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점이다. 회사 일이든, 개인적인 일이든 어떤 식으로든 변수가 생긴다. 효율이 안나는 것은 덤이다. 그러니 본인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기간의 여유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게 똑같이 2년이 걸린 사람이어도. 1년을 계획하고 1년을 더 한 사람하고, 처음부터 2년을 계획하고 준비한 사람하고는 스트레스의 수준이 다르다. 1년 정도면 될 줄 알았는데 1년을 더 하면, 그 1년 사이에 진짜 "이러다 X 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매 순간마다 떠오른다. 하하하..
그리고 만약 완전한 혼자 힘으로 준비하는 것이 아닌 도움 받을 곳, 왜 이렇게 얘기하냐면 개인이 될 수도 있고, 업체가 될 수도 있고, 에세이만 수정해 줄 수도 있고, 아님 전체적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고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뭉뚱그려 도움받을 곳이라 지칭하겠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본인 계획에 대한 윤곽이 나왔으면 나는 그런 곳들을 찾아가 상담을 받고, 나에게 가장 핏이 잘 맞는 곳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보통 이런 곳을 찾아가게 되는 시점은 시험 점수가 나오고 그 이후의 벽에 막히는 순간이다. 하지만 나는 외려 시험을 보기 전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이 유학판에서 가장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각자의 사정이 다 다르다. 나 같은 경우도 여러 분야에서 준비하는데 힘들었다고 하지만, 또 나는 나만의 강점이 있다. 나 같은 사람이 완전히 다른 누군가에게 "유학 준비는 무조건 이렇게 해야 해"라고 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그들은 오랜 기간 동안, 정말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일 했을 가능성이 높다. 부자부터 가난한 사람까지, 엘리트부터 그렇지 않은 사람들까지, 그것도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흐름을 봐왔기 때문에 좀 더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시각에서 나의 계획과 목표를 봐줄 수 있다. 그러니 그들과 함께 일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내가 가진 장점들과 단점들, 그리고 계획의 현실성들을 상담을 통해서 평가받고 수정받을 수 있다. 이에 더해, 혹여 나중에 점수가 나온 뒤 찾아가게 되면 그들도 본인을 알 시간이 부족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MBA의 경우 7,8월에는 1라운드 지원서를 작성해서 9월 초에 대부분 제출하는데 만약 점수가 10월에 나와버리면 1라운드는 버리고 2라운드에 내 인생을 걸고 도박을 하거나, 혹은 1년이 자동으로 밀려서 내년 1라운드부터 지원해야 하는 매우 난감한 2지선다에 걸리게 된다. 그러니 여러 가지 부분에서 먼저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2. GRE/GMAT 자신에게 맞는 시험을 봐라
우리나라는 일종의 정석이란 것이 있다. 말 그대로 수학의 정석도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겠다. 그래서 내가 처음 얼레벌레 시작했을 때는, MBA를 준비하면 무조건 GMAT/TOFEL을 해야 하고 이게 정석이다라는 말을 들었고 별생각 없이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게 내 수험 기간을 한 없이 늘려준 함정이었다.
GRE/GMAT 중 어떤 것이 쉬울까? Focus 에디션과 구 GMAT, 심지어 GRE까지 세 가지를 다 경험해 본 입장에서 나는 GRE가 더 쉽다고 생각한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MATH가 훨씬 쉽다. 둘째, 한국인에게 익숙한 시험 유형이다. 이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GMAT의 수학 난이도가 미친 듯이 어렵진 않지만 GRE에 비해서는 문제 자체를 이해하는 것에도 시간이 더 걸리고, 두어 문제 정도는 수월하게 풀리지 않는다. 반면, GRE는 상당히 무난하다. 실제로 GMAT에서 GRE로 바꾸고 난 뒤에는 MATH 문제를 딱히 풀어본 기억도 없다. 이에 더해, GRE는 공부를 하면 실력이 정비례하는 문제 유형이 있다. 그 유형이 이제 GRE는 단어만 외우면 된다라는 루머를 만들어준 것인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게 실제로 열심히 노력하면, 실력이 우상향 하는 경향을 띤다. 하지만 GMAT은 그렇지 않다. 잘하는 사람이 잘한다. 시간을 엄청나게 쏟아붓는다고 바로바로 실력이 나오는 시험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 무조건 GRE 하세요 가 맞는 말일까? 무조건 아니다. 본인에게 맞는 시험이 분명히 존재한다. 예를 들어, 내가 수학에 강점이 있는 사람인데, 영어까지 잘하는 사람이다. 그럼 왜 굳이 GRE를 하겠는가. GRE는 영어를 아주 잘하는 사람이어도 분명히 쏟아야 하는 양이 있다. 생경한 단어들은 어쩔 수 없다, 외워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GMAT은 그렇지 않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수학에도 강점이 있고, 영어에도 강점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기출문제 몇 개 쓱쓱 풀고 두어 달만에 고득점 받는 사람도 실제로 왕왕 있다. 그거 보고 저런 사람도 있으니 나는 6개월에서 1년 정도면 되겠지라고 하고 피 보는 나 같은 사람이 속출하는 시험이다(^^..). 여하튼 각자에게 맞는 시험이 있으니 그걸 보고 결정하면 된다. 다만 내가 근간이 한국이고 영어가 생소한 사람이다라고 하면 나는 GRE를 훨씬 추천하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GMAT이 GRE보다 더 쳐준다 라는 말은 정말 터무니없는 이야기이다. 과거에는 GRE를 안 받아주는 곳이 한두 군데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내가 30곳을 지원하면서 단 한 곳도 GRE를 안 받아주는 곳이 없었으니 이런 걸로 고민하지 말고 본인에게 맞는 시험을 찾는 것을 추천한다.
3. Toastmasters
MBA 지원 과정을 넘어서 결국 내가 살아남으려면 영어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GMAT/GRE를 준비하면서 더더욱 그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주변에서는 다 국제학교든, 주재원이든, 유학생이든 교포든 죄다 영어권에서 경험이 있는 사람이었고 다들 영어가 문제가 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유학 준비 기간에도 "영어"자체를 잘해지기 위해서 별의별 짓을 다했다. 그런데도 사실 영어는 나에게 아직도 큰 벽이고 끝나지 않는 숙제이다. 그리고 막상 지원 과정을 돌이켜 봤을 때, 영어는 지원 과정을 넘어서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원 과정에서도 중요하다. 인터뷰가 더 Conversational 해질수록 준비된 스크립트 술술술 외우는 것보다 영어 전달력이 좋은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하튼 그 별의별 다양한 방식들 중, 내가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은 Toastmasters이다. 나는 이 단체를 Cornell Johnson waitlist 안내에서 알게 되었다. 아래 캡처를 보면 Communication Skills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는 미국의 비영리단체로 Public Speaking skills을 늘리기 위한 단체이다. 나는 Waitlist Process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지만 Toastmasters는 역사가 100년도 넘었다. 이에 더해, 미국 현지를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공신력 있는 Public Speaking을 기르기 위한 단체이다.
내가 처음 갔을 때 가장 놀랐던 점은 그들이 정말 Public Speaking을 잘한다는 것이었고, 더 놀랐던 점은 멤버들이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때 약간 충격을 받았다. 거기 있는 사람들 중, 분명 아는 단어나 문법, 그리고 영어에 대한 이해는 원어민 한두 명을 제외하면 내가 나를 보수적으로 봐도 상당히 상위권이었다. 그런데 "발표"는 달랐다. 다들 너무 잘했다. 내가 영어가 부족하더라도, 내가 아는 단어를 써서 내 생각을 전달하고, Pause나 강조 등 다양한 기법들을 활용해 내 생각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그때 한창 3개 Waitlist에 1개 Rejection을 받은 뒤, 나는 왜 이렇게 영어를 못할까라는 자책이 컸었다. 그 순간 내가 부족한 건 영어도 있지만, 결국 내가 내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하는 것이 핵심이란 걸 비로소 가슴으로 깨닫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머릿속으로 인지는 했지만 그게 그거라는 생각이었는데 나의 생각이 완전히 바뀌게 된 계기가 되었다.
토스트마스터즈는 지역마다 각 클럽들이 있고, 그 클럽마다 정원도 다르고, 디테일은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본인 집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클럽이 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처음 간 클럽이 거리상으로나 분위기적으로 괜찮아 별생각 없이 그 클럽에 등록하고 지금도 꾸준히 나가고 있지만 주변에 클럽들이 좀 많은 경우에는 다양한 곳으로 많이 방문해 보는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 게스트로 참가하게 되면 무료인 것으로 알고 있으니 본인들 근처에 있는 곳에서 한 번씩 참가해 보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보통 2주에 한 번씩 모이게 되어서 부담이 없지만, 그게 1년 2년 정도 활동을 계속한다면 분명 성장이 있을 것이며 이에 더해 지원할 때도 Extracurricular에 작성할 것이 하나 더 생긴다고 생각하면 안 할 이유가 없다.
4. 브런치 글 쓰기
나는 일기를 써본 적이 없다. 초등학교 때 방학숙제로 개학 전 날에 몰아 썼던 것이 전부이다. 그런데 브런치를 쓰게 되면서 이제 왜 일기를 쓰는 건지 알 거 같다는 생각이 조금은 들었다. 우선 유학 과정은 정말 고독하고 외로운 싸움이다. 부모님들 중에 유학 간다는 걸 쌍수 들고 반기는 사람이 몇 분이나 계실까. 나의 꿈이고 내가 가고 싶다고 응원하는 것이지, 자식과 이역만리 떨어져 사는 것을 반길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바라는 것 하나 없이 무한한 사랑을 주는 부모조차 100% 응원하지 않는 것이 유학인데, 나에게 받는 것을 기대하는 사람들이라면 어떨까? 안 봐도 비디오이다. 내가 조금이라도 소홀해지고,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변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면 바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에 더해, 별 관계가 없는 사람에게도 딱히 좋은 말은 못 듣고 산다. 당장 어제만 해도, 미국 가서 취직 못한다고 생각하는 게 낫다. 내 조카가 블라블라.. 이런 얘기도 듣고 그제는 또 어디서 총기 난사 있었다는데 괜찮냐 이런 얘기도 듣는 것이 일상다반사이다. 즉, 내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하고 힘듦을 공유하고 이럴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에 존재를 안 한다.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면 애진작에 떠나고 없다.
그 외로움과 쓸쓸함이 불안함으로 번진다. 그 불안함은 비효율로 번진다. 비효율은 시간을 잡아먹는다. 시간을 잡아먹으면 더 불안해진다. 악순환의 시작이다. 그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첫 단계에서부터 잡아야 한다. 브런치를 쓰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하지만, 글이란 걸 한번 작성하는 것만으로도 내 생각이 많이 차분해지고 정리가 된다. 또 내 글을 읽어주는 분들이 계시다는 그 자체로 많은 힘이 된다. 기분이 좆같으면 좆같다고 글을 쓰면 되고, 현타가 오면 현타가 오는 대로 글을 쓰고, 기쁨은 또 기쁨대로 나누면 좋다. 브런치는 그래도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왕 유학 준비할 때, 브런치도 시작해서 본인 생각도 정리하고 그 여정도 기록해 많은 사람들에게 본인의 스토리를 공유하는 것을 상당히 추천한다.
나름 간략하게 중요한 포인트만 짚어서 새로 시작하시는 분들께 전달드리려고 목표했는데 쓰다 보니 분량 자체가 정말 길어졌다. 원체 고생을 해서 그런가 약간의 울분이 섞여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하. 여하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만 마무리하겠다. 모두 다 파이팅!
그럼 다음에 만나요!!
아마 Rice MBA 인터뷰 후기에 관한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